행복을 퍼 나르던 그녀가 세상을 등졌다.
단발머리에 파랑염색을 하고 과장된 웃음으로 세상을 바꾸려했던 그녀
실제의 삶은 고장난 벽시계처럼 울림이 사라져가고 있었다.
전신성 홍반성 루프스, 세균성 폐렴에 엄청난 고통과
급기야는 호흡곤란을 겪고 있었다니 안타까울뿐이다.
평범한 주부에서 대기업의 카피라이터로 변신을 하며
방송국 강의, 행복전도사까지 방방곡곡을 누볐다.
실제로도 환우들이 제일 반기는 강사였다고 한다.
그러던 그녀가 선택한 것은 남편과 '동반자살'
남겨진 가족들의 고통과 슬픔은
이 가을 저녁연기처럼 낮게낮게 가라앉아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으리.
열심히 일한 당신 천상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기 바란다.
떠나는 글에서 그녀의 진심을 만난다.
故 최윤희
떠나는 글...
저희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여기저기 몸에서 경계경보가 울렸습니다.
능력에 비해서 너무 많은 일을 하다보니 밧데리가 방전된거래요.
2년동안 입원 퇴원을 반복하면서 많이 지쳤습니다.
그래도 감사하고 희망을 붙잡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추석 전주 폐에 물이 찼다는 의사의 선고.
숨쉬기가 힘들어 응급실에 실려갔고 또한번의 절망적인 선고.
그리고 또다시 이번엔 심장에 이상이 생겼어요.
더 이상 입원해서 링거 주렁주렁 매달고 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혼자 떠나려고 해남 땅끝마을 가서 수면제를 먹었는데
남편이 119신고, 추적해서 찾아왔습니다.
저는 통증이 너무 심해서 견딜 수가 없고 남편은 그런 저를
혼자 보낼 수는 없고, 그래서 동반 떠남을 하게 되었습니다.
호텔에는 정말 죄송합니다. 용서 또 용서를 구합니다.
너무 착한 남편, 미안하고 또 미안할 뿐입니다.
그동안 저를 신뢰해주고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죄송 또 죄송합니다. 그러나 700가지 통증에 시달려본 분이라면
저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해주시라 생각합니다.
모든분들께 다시한번 죄송합니다.
2010.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