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
자식은 환갑이 가까운 나이에도 엄마를 벗어나지 못하고 의존적이다.
며느리는 잘해도 남의 자식이라 믿음이 없고 오로지 내엄마 내 아들이 지상천국이다.
95 살의 어머니는 시골 둘째 딸네에 계시는데 심정적으로 딸이라는 부담이 컸던 모양이다.
도시생활은 아파트라 오래 계시지 못하고 시골로 되돌아가곤 했기에
좀 더 신중하기를 바랐건만 그것조차도 서운한지 며느리 덕 없음을 탓하는 남편.
30년을 살아도 모르는 게 부부라는 생각이 든다.
5시간을 들여 모시고 왔건만 이튿날 바로 다시 데려다 달라는 어머니를 뉘가 말리랴.
인간은 땅을 밟고 살아야하는 동물인데 어지러워서 못살겠단다.
시간과 공간 개념을 상실한 노령이라 오로지 불편한 것만 호소하신다.
금방 눈이 안보인다고 병원가자 했다가 과거여행을 하는지 옛날 얘기를 늘어놓으신다.
밤에는 주무시지 않고 낮에는 앉은 채로 졸고
사람이 옆에 있어야 안심이 되는지 자기 얘기를 들어주길 원하니 꼼짝을 못한다.
살다가 이런 감옥이 없구나 하다가도
내일의 나는 어떤 모습으로 남에게 비춰질지 두렵기도하다.
내아들의 할머니요 남편의 어머니를 어떻게 소흘하게 대할 수 있으랴.
나도 친정 엄마가 계시고 올캐도 있다.
효도를 하겠다고 억지로 강행하는 남편의 확고한 의지 때문에 빚어지는 며느리의 혹한기
시절은 여름을 향해 달음질치건만 나의 땅은 동토.
지금도 끊임없는 되돌이표 얘기를 진행하고 계시는 어머니
건강하게 계시다가 고통없이 하늘나라로 바로 직행하길 기원한다.
봄에는 알러지도 기승을 부려 고통이 증가하는데
비염에 축농증이 두통을 동반하니 죽을 맛이다.
또 '수술합시다' 쉽게 얘기하는 전문의사
약을 먹으니 속 쓰리고 하여튼 여러가지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