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爐殿庵
후야 mom
2010. 10. 6. 20:57
양산 내원사에서 뒤편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작은 암자가 있다.
이름이 기이하게도 화로 爐를 쓰는 노전암이다.
코스모스가 안내하는 산문은 철재로 만들어 비스듬히 서 있고
구름 많은 하늘은 절에 들어가는 우리를 내려다본다.
'좋은사람들의 모임'은 남편 직장동료들이 여행을 다녀와서 만든 모임에
여자들만의 오붓한 모임을 가진지는 2년정도이다.
한 달에 한 번 만나 점심식사와 담소를 즐기다가 다음을 약속하는 그런 사이.
가을과 절이 어떻게 어울릴까
절마당에 비치는 비단같은 햇살에 녹아드는 고즈넉함일까
아니면 이따금 담위를 지나가는 다람쥐의 빠른 사랑일런지....
아니다 암자는 여자들만의 궁궐처럼 아늑하고 신비롭다.
채 물들지 않은 단풍잎이 하르르 떨어지는 댓돌 위
말갛게 씻은 고무신이 경건하고
비구니승의 육성으로 듣는 법문이 마법처럼 들린다.
절을 하고 공양을 하라는 스님말씀에 단풍잎처럼 웃는다.
부처님도 뵙지 않고 어찌 밥술을 뜨리오. (ㅎㅎ)
정갈한 공양이 시작되는 시간을 어찌 그리 잘 알고있는지
등산객, 보살, 처사까지 방안 가득 들어차는 중생들.
남녀노소가 없고 경계없는 점심 공양이 달다.
걸걸한 스님이 덤으로 얹어주는 반찬이 과연 절다운 풍경이다.
자비도량....
감로수 한 잔으로 넉넉한 가을을 마신다.
山門을 닫지 않고 나온 여자들
爐殿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