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雨水, 驚蟄

후야 mom 2011. 2. 21. 23:51

대동강물이 풀리고 개구리가 놀라 일어난다는 우수, 경칩

미세먼지 농도가 진한 하늘이 우울하다.

봄날의 향기인지 흙냄새인지 코끝에 닿는 기운은 따뜻하다.

어머님을 모시고 종반계에 참석했다.

경주 감포바닷가에 있는 식당으로 서울, 대구, 부산에서 모이는  

1년에 한 번 있는 4촌남매간의 친목계에 96세의 어머니가 참여한거다.

조카와 질녀를 만나 밤을새워 회포를 풀어내는 어머니

남자들은 회의와 화투, 술을 나누고

옆자리 여자들은 윷놀이를 하며 지난 이야기에 열중이다.

열정이 넘쳐나는지 다들 잠들지 못하는 그들은 情에 굶주린 영혼들

이튿날에도  피곤한 기색없이 웃는 얼굴들이다.

문무왕릉, 불국사, 보문단지

아직 잔설이 남아있는 겨울의 끝으로 서서히 봄은 다가오고 있다.

석굴암으로 가는 길목엔 벚나무 가지 끝으로 엷은 기운이 번져간다.

상춘객들의 발걸음도 가벼워 보인다.

 

어머니는 다시 시골로 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