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시절에 만난 친구들
붉게 물든 가로수처럼 우리도 겨울로 가고 있지
밥 한그릇이 무엇이라고 달려와준 나의 친구들
단지 국 끓이고 밥솥에 물만 가득한데도
함께 먹고 같이 웃어줘서 고맙다
신반골에 묻어 두고 떠나온 이력이 같아서
찬이슬 맞으며 학교길 달리던 추억이
고향언어도 같지
부지런히 움직이는 젓가락 소리마저도 정겹다
어디서 무엇을 하였느냐고 묻지 않을게
지금 여기서 만나는 순간만 기억하자
훗날 오늘을 되새기며 소풍나온 날을 기념해야지
친구야
내가 사는 집을 찾아와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