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한글날에 여자 일곱에 남자 셋이 모였다
울산 태화강변 십리 대밭길
하늘까지 꽉찬 대나무의 젊음이 부러운 우리들
마알간 하늘이 보이는 숲길
영원한 우정을 꿈꾸며 걷고 또 걸으며 위로하고 위로 받는다
고집스럽게 한길만을 걸어왔음직한 삶
빽빽히 들어찬 추억만큼이나 발걸음이 느리다
십리교를 받치고 있는 교각
덩굴손이 위로위로 올라가네
붉어지면 떨어지기도 할텐데
감당이나 할까?
억새밭
억새가 늙으면 겨울이 가깝고
바람이 불면 몸씨 흔들릴테지~
징검다리를 건너오는 늙은 소녀들
손을 잡아라고 주문했더니 활짝 웃는다
아무리봐도 아직은 환자같네
맑은 하늘아래 물을 건너는 늙은 청춘이여
그자리에 머물지어라
두손을 번쩍 들어서 존재감을 외치는 그녀는
이혜숙
코스모스 옆에 서서 가을을 만끽하고 있는 순덕이
모자도 가방도 온통 붉은물이 들었네
순덕이와 상자
노랗고 붉은 가을여인들
단체 사진을 찍다
뭘 들여다보고 있는지 열심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