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녀석이 치질 수술을 하는 바람에 생각지도 않은 병원생활을 했다.
대수롭잖게 여기며 외과로 보냈더니 심각하다며 곧 수술한단다.
광안리 '허무량외과'에서 장마와 함께 4박5일을 보냈다.
치질은 가족력이라고 하니 제아빠 병력이 보태어진 것이고 식생활 습관도 무시못하겠지.
자극적이고 급하며 불규칙한 식사, 흡연과 술 그리고 배변습관도 무시못한다네.
정월달에 일본여행 갔을 때 배변이 원할치 않다기에 약 바르고 소금물로 세척하라고 했더니
에미가 무식해서 병을 키운 결과이다.
다행한 것은 외국에 나가 있을때가 아니라서 감사해야지.
식문화가 양식으로 발달할 수록 갖가지 질병에 자유롭지 못하다.
대장과 항문이 예민하고 정신력도 약해져서 쉽게 약에 의존하게 된다.
대체로 토속적인 식생활을 한다고 자부하건만 이런 병이 생기면 난감하다.
병원에서 집으로 하루에도 수차례 오고가야하는 광안리는 3년을 살았던 곳이다.
자전거를 타고 해변을 달리기도 하였고 걸어서 시장을 다니던 길이 익숙하다.
죽을 사러 들른 시장안 풍경은 예대로이다.
과일, 반찬, 생선, 즉석어묵, 옷가게 정겨운 동네 시장.
곧 쓰러질 것같은 시장이 깔끔한 현대식 건물로 조금씩 변해간다.
칼국수가 맛있던 가게가 다른 얼굴이다.
닷새만에 내 집으로 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