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들어도 웃음이 번지는 가을
바람의 색깔이 다르고 물빛이 짙어지는
무더위가 한 발 물러나면 바로 들어서고
나뭇잎이 까르르 소리내어 웃는 그런 가을
가을이란다.
답답한 일상일랑 소금바람이 거둬가겠지
흐린날 무거운 신발처럼 잦아지는 기분 그리고 비
녹인 버터에 식빵을 구워 커피를 청할 때
부르는 노래들
갈빛이다.
일기장 같은 영화 한 편에 울고
피보다 진한 그리움에 고개 꺾는 가을
화분에 들어앉은 달팽이가 기어나오는 날
딱딱한 건 씹지 말라는 치과의사의 충고에
늙어가는 노래를 듣는다
비발디의 사계가 아닌 레퀴엠
단풍색이다.
사각이는 모시이불 접고 차렵이불 내려 놓으니
발가락 사이로 밤이 드나든다
귀뚤이 돌아갈 날 손꼽으며 돌아눕고
봉숭아꽃물 들인 손톱에서 시간이 자란다
담쟁이 잎이 떨어진다
발갛게 익는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아저씨' (0) | 2010.09.02 |
---|---|
It's not your fault. (0) | 2010.08.25 |
성모승천기념 대축일 (0) | 2010.08.15 |
명품 콘서트 (0) | 2010.08.12 |
울산에서 (0) | 2010.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