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入秋

후야 mom 2010. 8. 19. 20:05

말만 들어도 웃음이 번지는 가을

바람의 색깔이 다르고  물빛이 짙어지는

무더위가 한 발 물러나면 바로 들어서고

나뭇잎이 까르르 소리내어 웃는 그런 가을

가을이란다.

답답한 일상일랑 소금바람이 거둬가겠지

흐린날 무거운 신발처럼 잦아지는 기분 그리고 비

녹인 버터에 식빵을 구워 커피를 청할 때

부르는 노래들

갈빛이다.

일기장 같은 영화 한 편에 울고

피보다 진한 그리움에 고개 꺾는 가을

화분에 들어앉은 달팽이가 기어나오는 날

딱딱한 건 씹지 말라는 치과의사의 충고에 

늙어가는 노래를 듣는다

비발디의 사계가 아닌 레퀴엠

단풍색이다.

사각이는 모시이불 접고 차렵이불 내려 놓으니

발가락 사이로 밤이 드나든다

귀뚤이 돌아갈 날 손꼽으며 돌아눕고

봉숭아꽃물 들인 손톱에서 시간이 자란다

담쟁이 잎이 떨어진다

발갛게 익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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