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마지막 목요일저녁 아들 덕에 극장에 간다. 연일 Box office 1위를 한다는 '아저씨'가 궁금했다. 원빈의 선명한 이목구비에서 섬뜩한 킬러의 느낌이 어떻게 날까하는 기대감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상영관에는 생각보다 적은 숫자의 사람들이 움직이고 잔여석도 꽤 많이 남아있는 영화. 개인적으로는 폭력물이나 스릴러는 자신이 너무 긴장하고 몸서리를 치기 때문에 싫어하는 장르이지만, 원빈이라는 배우를 만나러 가는거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어둡고 섬뜩한 기분이 들면서 공포감을 조성한다. 전당포가 나오고 어린꼬마가 전당포 아저씨랑 대화하는 그림이 앞으로의 시간을 대변하는 것 같다. 백색의 공포인 마약 운반책과 인질, 냉혈한이 어린꼬마를 살리기 위해 잔인한 복수극을 펼치는 것이 영화의 주제이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나하는 시험대처럼 감정 없이 인간을 죽인다. 이야기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중간중간 끊기는 것 까지도 살상하는 장면이랑 같다. 주인공은 국가안전보위국에서 교육받은 정보요원이다. 이력이 지워진 사람이 어린 여자꼬마를 만나고 그 속에서 인간성을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냉정하게 만들었다. 폭력물에서 빠지지 않는 장기매매의 사실적인 장면은 굳이 삽입하지 안해도 될것을 장면만 있고 대화는 없는 영화. 어떠한 경우에라도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라는게 나의 오랜 지론이다.
시대를 반영하는 게 영화예술이라면 아직도 우리는 후진국이다. 물론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이 따른다는 일차원적인 논리로 반박하겠지만 이건 심하다라는 느낌이 든다. 내가 왜 이런 영화를 돈을 주면서까지 두시간을 봐야하는가에 분노가 일 정도로 화가났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끔찍한 장면들이 얼마나 많은가 . 사춘기 청소년들이 즐겨 다니는 영화관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모방하면서 장난을 즐길거라고 생각하면 등이 오싹하다. 등급이 있다해도 무방비로 퍼져나갈 것이다. 이제는 우리도 격을 좀 높일 필요가 있는 싯점이라고 생각한다. 느낌이 있고 기억을 오래 할 수 있는 그런 문학적인 영화를 만들어 한국인의 정서를 세계무대에 올려지길 바란다.
원빈이라는 배우는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표정없이 킬러로 연기할 때와 반대로 잠깐 아이를 만나서 웃는 장면에서는 미소년처럼 웃는다. 누구나 야누스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지만 잘생긴 남자의 웃음은 퍽 매력이 있다. 그를 만난건 TV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였는데 단순하면서도 순정한 청년이었다.
그리고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우리 형'그정도인데도 참한 사나이다. 폭력물이 아닌 드라마적인 영화나 TV에서 만나고 싶다.
킬러로 분하기전 자신 스스로 긴 머리를 자르는 장면
소미를 구한 후 품에 안고가는 모습
부산 국제영화제에 참석하는 원빈과 김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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