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말

생일

후야 mom 2014. 8. 29. 11:24

결코 쉽게 걸어온 길은 아닐터
아직도 올라가야 할 그 무엇의 고개
한참을 서서 숨고르기를 한다
춘천역 부근 단칸방에서 태어난 여자
물빛 고운 소양강변에다 태를 묻었다고 했지
소리를 찾아 갔으나 흔적조차 없는 옛길
바람에 흔들리는 가을이 보인다
육순이라고 뉘가 말을하는가
곁눈질하는 바다 한가운데로 띄워 보낸 이력들
사진에 박힌 촘촘한 언어들
얼기설기 엮인 인연
가장 어두운 곳에서 태어나
낮은 천장을 이고 서 있지
올라가야 하는데 주머니가 무겁다
응답이 없어도
너덜너덜해진 운동화 끈을 조이며

중얼거린다

본향으로 갈까

결론을 내리지 못한채 걷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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