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울고 웃었던 고향
지나쳐 버린 나의 유년이 골목언저리에 서 있다
내려서 만날까
바람에 일렁이는 보리물결이 슬프다
고무신이 벗겨질세라 입 다물고 달리던 학교길
자갈이 저들끼리 부딪혔지
면사무소 파출소도 그자리에 있건만
나는 차 안에서 내리지도 못하네
이제는 남의집이 된 우리집이 보일까봐
저 골목끝에 앉아있는 당산나무
허기진 유년보다 갈증 심한 오월을 알까
누군가 아는체라도 해주면 울지 않으련만
나는 오도가도 못하네
아버지
내 아버지의 노래가 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