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도깨비와 동행

후야 mom 2017. 8. 23. 11:39

도깨비는 남편의 별칭이다

하도 변화무쌍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본명만큼 많이 부른다.

요즘은 태양열에 심취해서 기술(?)을 함안까지 가서 배우더니

이제는 영업을 목적으로하는 걸 배워야 한다며 멀리 대구에 가야한다나 뭐라나.

대구는 처갓집이 있는 곳인데 찜질방을 운운하면서 내 눈치를 살피는 도깨비다

따라가는것 까지는 하는데 차를 두고 지하철을 경유하고

다시 지상철로 갈아타면서 김해집으로 간다.

굳이 차(승용차)를 두고 가야하는 이유는 노가다 할 사람의 기본 정신에 위배된다나 ?

별짓을 다하는 사람과 37년을 살다보니 별 느낌은 없는데도 짜증스러워진다

김해집에서 우째우째 하룻밤을 자고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밥을 끓여 나눠먹고 트럭을 타고 대구로 간다.

한림면에서 6시에 출발 창원 IC를 경유하여 대구에 도착한 시간이 7시 30분 .

대구 식구들은 한밤중인데 객 때문에 다 일어났다.

동대구 안심에 가서 볼일보고 처갓집으로 오기로 하고 떠난 남편이

11시 40분이 되자 나타난다

사나흘 걸려 배운다던 영업기술이 몇시간에 끝이났나?

기가 막힌건 "이해연 휴가 끝났다"라며 오후에 곧장 부산으로 가잔다.

 헐~ 이게 도깨비 장난질이 아니고 뭐냐고

사람을 만나보니 생각했던 수준보다 훨씬 높은 경지에 있는지라 지레 겁이 났나보다.

부산 명륜동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사람을 소개 시켜준다며 부산에 가야겠단다.

부랴부랴 밥 두 공기를 올갱이국에 말아 먹더니 곧장 떠나자는 도깨비.

우리엄마 왈  "기가찬다 좀 쉬었다가 내일 가도 되련만 선 김에 간다고 난리고" 하신다.

듣지도 않는 사위를 두고 얼른 따라 나서라고 하네.

안살아보면 그사람이 어떤 유형의 성격인지 알길이 있나.

땡볕에 다시 김해로 트럭을 타고 나선길이 어찌 그리도 멀게 느껴지는지 멀미가 날 지경인데.

아뿔사 고속도로를 잘 가나 싶더니 영산으로 가야겠다며 네비게이션을 다시 검색한다.

이제부터는 아예 눈을 감는다. 차라리 안보고 안듣는게 낫지.

변덕스러운 성격이라 아는길 말고 다른길을 가야한다니 사람이 아닌 도깨비가 맞다.

아들은 김제로 출장 가면서 엄마 아버지 불편 할까봐

승용차 바퀴 네개를 새걸로 바꾸고 정비까지 해 줬건만 아무 소용이 없다.

대구에서 현풍을 경유해서 김해로 오는 거리가 3시간이 소요되는 최악의 여행이었다,

김해에서 전날 따 놓은 고추를 챙겨서 다시 부산에 도착하니 저녁 6시다.

어지러워서 눈을 못 뜨겠는데도 시간되면 밥 달라고 할 사람이라 얼른 씻고 저녁준비를 했다 .

이렇게 자기 맘대로 사람을 끌고 다녀도 미안한게 아니라 자기가 더 피곤하단다.

할 말을 잃어버린 나는 도깨비 마누라가 맞나?

아니면 영혼이 가출한 마누라인가 나도 나를 못알아보니 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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