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책 읽어주는 남자' 는 미국영화이지만 배경은 독일이다.
드라마적인 요소가 가미된 차분한 전개가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어 좋은 작품.
소년(마이클)의 첫사랑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시작된다.
전후 독일이 처한 현실과 같은 어둡고 눅눅한 골목길에서 그녀(한나)를 만난다.
전차검표원인 그녀는 노처녀에 문맹인이며 소년은 15세 학생이다.
유행성 열병(성홍열)으로 학교를 쉬는 동안 그들은 밀회를 즐긴다.
두렵고 불안한 사랑놀음은 시대적인 환경과 맞물려있다.
사랑후의 달콤한 휴식은 언제나 그녀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며
소년 역시 남자다움을 즐기기도 한다.
'오딧세이' 차탈레 부인' 등 학교생활까지도 전해주며 사랑을 이어간다.
어느날 그녀가 사라진다.
세월이 많이 흐른후 마이클은 로스쿨에서 재판견학을 하게되는데,
그곳에서 뜻밖에 피의자 신분인 한나를 만난다.
그와 헤어진 후
아우슈비츠 수용소 경비원 일을 하면서 살인을 했다는 죄목으로 법정에 선 그녀.
전적으로 타의에 의한 살인임에도 불구하고 법정 최고형인 무기형을 선고받는다.
멀리서 그녀를 바라보면서 영상은 과거로 되돌아간다.
갈등으로 점철된 청년기와 불행했던 결혼생활, 그리고 헤어져 살고 있는 딸아이.
법정 최후 진술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소신을 말하는 그녀를 본다.
그러나 그는 변론의 여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입을 다물었던 비굴함으로 오랫동안 고민해야했다.
아무도 그녀가 문맹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말할 수 었었던 것을.
수인이 된 그녀에게 다시 책 읽어주는 희생봉사(?)가 이어진다.
시간이 주는 물리적인 변화는 책을 읽어주던 것에서 녹음된 테입으로 바뀐 것이다.
무기수 그녀가 세상 밖으로 나올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만 다른 길을 선택한다.
작은 녹음기 하나로 문맹을 깨우쳤고
필담을 나눌 수 있는 것에 만족하는 그녀는 자신의 소중한 사랑을 선택한 것이다.
가진 돈은 유가족에게 전해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영원한 길을 떠난다.
문화는 공유해야 제 기능을 잃지 않는다.
혼자만의 세상은 외롭고 존재감마저 흔들리지만 함께 하는 삶은 기쁘고 행복하다.
첫사랑의 기억만으로도 충만한 삶을 살아낼수 있는가하면
잘못 들어선 골목길로 하여 어둡고 불행한 여정을 갈 수 밖에 없다면
문화예술의 의미는 퇴색하기 마련이다.
영화 '타이타닉'에서의 케이트 윈슬릿과는 사뭇 다른 매력의 연기자를 만나는 기쁨도 있다.
표정만으로도 많은 언어를 생산해내는 아주 독특한 분위기의 배우 윈슬릿.
때론 슬프게, 당당하게, 저항적인 눈빛연기를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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