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스크랩] 화가 한인현

후야 mom 2010. 6. 3. 17:19

 

바보화가

한인현(韓仁炫)

 

한인현은 아이들을 좋아한다.
런닝 셔츠 바람에 고무신을 신고

아이를 업은 그의 모습을

동네 사람들은 늘 보아왔다.


길을 가다가도 코흘리개를 보면

꼭 씻어 주고 지나가야 한다.

 

1931년 함경남도 함흥 출생

흥남시립문화학원, 해주 예술학교 졸업
서울 제일미술관전 초대
초대 개인전 (미도파화랑)
한-일 정예작가전 초대(서울, 동경)
함남도전 초대 (數回)
일본 국제미술전 초대

(일본 동경도립미술관)
미국 SF 및 LA 국제미술전 초대 外

 

방송인 이계진님이 쓴 바보화가 한인현 이야기.

 

한인현이라는 초로의 화가가 있다. 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냐하면 그는 세상 사람들이 만든 벽에 가려 그림만 그리며 살았기 때문이다. '고독'과 '동심'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승화시킨 화가 한인현의 동화 같은 삶의 이야기와 함께 아직까지 햇빛을 보지 못한 그의 그림들을 세상에 내보인다.

 

우리 나라의 방송계를 이끌어 가는 이름 있는 공인으로서 저자 이계진이 초로의 가난한 화백 한인현과 십여 년이 넘도록 쌓아 온 우정으로 아무런 사심없이 써내려 가면서 한 화가의 일생을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로 탄생시켰다.

 

간혹 그러하듯이 '그'가 이 세상을 떠난 후에야 '그'가 천재화가였음을 안타까워한다는 것을 슬픈 일이다. 그래서 나는 '그'가 우리와 함께

  

 

살며 행복한 모습으로 화폭 앞에 붓을 잡고 있을 때 그에 대하여 충분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는 금빛 나는 명단에 올라 있지 않은 '원로'이며, 내 눈이 못나서 '제대로'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그는 아름답고 예술혼을 지닌 '거의 숨어있는' 화가이다. 위대한 한국의 화가이다. 이 어지러운 세상에 그토록 소박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동심의 예술가가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작은 위안이며 행복일지도 모른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살고 있으므로 더욱 그렇다.

 

예순 다섯의 동심이라고밖에 더 좋은 표현이 생각나지 않을 한인현 화백. 박수근 선생을 가장 한국적인 화가라고 존경하는 화가, 그림은 자식과 같아서 차마 내다 팔 수가 없었다는 화가, 그래서 늘 아름답게 가난했던 화가, 기다림과 그리움의 미학을 일생 화폭에 담고 사는 화가, 돈 주고 모델을 쓸 형편이 못되어서 아내와 딸아이들을 수없이 그려야 했던 화가, 개와 어린이를 너무나 좋아하는 화가, 아이들이 쓰다 버린 연필 동강을 모두 모아 두고 기억 속 아이들의 고사리손을 잡는 듯 아직도 몽당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 하루에 겨우 한두 시간을 자고도 별이 빛나는 밤에는 작은 화실에 앉아 행복해 하는 화가, 그는 밤이 그냥 지나가도록 잠을 잘 수가 없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진흙탕 속에서 잡은 물고기들에게 죄를 진 것 같아서 사죄하는 뜻이라며 화폭 어느 구석에 물고기의 이미지를 그려 넣고 미소를 짓는 화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감도의 화폭을 펼쳐 주는 동심의 화가 '한인현'의 삶과 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이제 시작해 보려 한다. 마치 연작 동화를 쓰는 기분으로...

 

이계진 <바보화가 한인현 이야기> 중

 

 

 

 

<어머니> 1990년 작.
큰딸 소라 양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다.
드물게 팔려 간 그림인데 얼마에 팔렸는지는 화랑만이 안다고 했다.

 

 

<흔적> 1991년 작.

어느 여름 날 대홍수 뒤에 폐허를 보며 느낀 절망감을 화폭에 담았다.

 

 

< ? > 1981년 작.

1.4 후퇴 전 고향의 뒷산에 있는 동굴 속에서 징집을 피해 숨어 있던 기억의 형상이다.

 

 

<선(禪)으로 가는 길> 1987년 작.
불교적 삶의 고행을 화폭에 담았다. 유발의 자아와 삭발의 자아를 대비시켰다.

 

 

<법고를 치는 스님> 혼합재 그림, 60*50Cm, 1987년 작.
금방이라도 깊고 둔한 법고 소리가 들릴 듯하다.

 

 

<기도하는 어머니> 1988년 작.
누가 모델이었을까? 어쩌면 우리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일 것이다.
머리 위의 생략된 대자연은 바로 어머니의 대지(大地)이다.

 

 

 

<귀로> 한지에 혼합재 그림. 65*50, 1992년 작.

생선을 못 다 팔고 시장에서 돌아오는 어머니를 마중나온 소년의모습이 정겹다.

 

 

<세월> 혼합재 그림. 1993년 작.
철학을 전공한다는 어느 여대생이 그토록 좋아했던 작품이다.

 

 

<거제 바닷가의 추억> 혼합재, 1993년 작.
피난 시절 거제 바닷가에서의 고달프고 배고픈 시절을 잊지 못해 그린 그림이다.

 

 

<기다림> 혼합재, 1994년 작. 
두고 온 고향의 부모 형제와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기다리는 한인현의 마음이다.
이 그림을 처음 본 우즈베키스탄의 미술대학 쿠지예프 총장은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 ? > 한지에 혼합재, 1995년 작.
작품에 이름 붙이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정>그런 느낌이라고 했다. 약 1년쯤 걸린 작품.

 

 

<친구> 혼합재, 1995년 작.
지금은 무얼하고 있을까?
고향에 두고 온 정지된 세? 속의 친구가 그리워 그린 그림이다.

 

 

< ? > 혼합재, 1995년 작.
고향 흥상의 사릿고개에서의 추억을 그렸다.
소와 소년이 기다리는 것은 우리가 잃어버린 아름다운 옛날일지도 모른다.

 

 

< ? > 혼합재, 1995년 작.
동생과 함께 어머니를 기다리던 추억을 그렸다.

티없던 소년 시절 어머니를 기다리며 무언으로 주고받던 대화는 아름다웠다.

 

 

< ? > 혼합재, 65*50 , 1996년 작.
고향 흥상의 사릿고개에서 어머니의 등에 업혀 동구 밖을 서성이던 추억의 형상이다.

 

 

 

 

 

 

  

 

 

 

 

   

 

   

 

   

 

 

 

 

 

 

 

 


한인현 화백은 밤을 하얗게 지새워도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해 한다.
집 안에 있는 작은 방이 그의 화실이다.
부엌도 없는 방에서의 첫 살림을 생각하면 왕궁 같은 화실인 셈이다.

 

 

Andrea Bocelli - Melodramma (멜로 드라마)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출처 : 풍경스케치
글쓴이 : 小雲 원글보기
메모 : 행복한 그림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