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 꽃 카페

[스크랩] 8년의 동행 - 미치앨봄

후야 mom 2010. 5. 29. 07:58

 

 

 

“내 추도사를 써 주겠나?”
작은 질문 하나에서 시작된 8년의 눈부신 여정

2000년의 어느 봄날, 강연을 마치고 나오던 앨봄은 자신이 어렸을 때 다녔던 유대교 회당의 랍비인 앨버트 루이스[앨봄은 그를

‘렙(Reb.)’이라는 호칭으로 부른다]로부터 자신의 추도사를 써 주겠냐는 질문을 받는다. 평생 어느 누구에게도 그런 부탁을

받아 본 적이 없어 주저하던 그는 결국 몇 주 후 렙의 청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추도사를 쓰려면 우선 하나의 인간으로서의

당신을 알아야 한다’며 만남을 제안한다. 그렇게 시작된 렙과 앨봄의 이야기는 8년 동안 이어진다.
처음에 앨봄은 렙과의 만남을 다소 불편하게 느낀다. 유대교 집안에서 자랐고 렙이 이끄는 회당에 다녔으며, 대학 시절까지

종교와 멀지 않은 삶을 살았던 그였지만 사회인이 된 후부터는 자연스레 그것에 등을 돌린 채 살아왔기 때문이다. 유명 칼럼니스트와

방송인인 그에게 종교는 필요하지 않았다. 신에게 간절히 요청할 것도 없었고, ‘내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삶을 살지 않는 한

신이 내게 요구하는 것도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렙은 평생 신의 존재를 믿고 신의 가르침을 받드는

성직자의 길을 걸어온 사람이었기에, 그와 나누어야 할 대화와 시간이 앨봄에게는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러나 신, 믿음, 삶과 인간애에 대한 이야기를 렙과 함께하며 그의 생각은 조금씩 바뀐다. 그가 렙에게서 본 것은 위대한

종교인이나 독실한 신앙인이 아닌, ‘가장 아름다운 사람’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렙은 주변의 어려운 이웃이나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살펴 주었고, 그래서 그들로 하여금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임을 느끼게 해 주었으며, 유대교의 시각에서는

적으로 여겨지는 이들도 ‘가족’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아름다운 모습은 그가 가진 ‘믿음’의 힘이

만들어 낸 것이었다.
지금도 세상에서는 여러 크고 작은 싸움과 전쟁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 원인의 기저에는 ‘저들은 우리와 다르고, 그렇기에 공존할 수

없다’는 잘못된 생각이 있다. 하지만 길거리에 핀 이름 모를 꽃들도 틀에 맞춘 듯 서로 꼭 같기는 어려운데, 하물며 사람들은 얼마나 

다르겠는가. 저마다 다른 얼굴만큼이나 생각들도 가지각색이고, 세상은 바로 그런 다양성 덕분에 더욱 다채롭고 아름다워질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한번 물어보자. ‘나 혹은 우리와 다른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언제부턴가 뇌리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 혹은 우리와 다른 것들은 모두 바꿔야 한다’고 여겨 왔던 것은 아닌지 말이다.
신의 존재에 대한 회의, 종교적 믿음에 대한 의심, 믿음과 신념을 가진 이들을 향한 냉소적 눈초리…… 그 모든 것을 가지고 있던 앨봄은

‘믿음’이라는 큰 줄기를 바탕으로 아름답고 따뜻한 삶을 살아가는 렙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렙의 장례식 날, 그와 함께한 동행의 기억과 더불어 그에게 고마움을 고백하는 추도사를 읊는다.

8년 전 렙과 했던 약속대로.

 

책 속에서

 

-우리는 이웃들의 삶과 연결되어 있었다네. 그래서 누군가가 잘못을 저지를 것 같으면 다른 누군가가 붙잡아 주기도 하지.

 우리도 서로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하네, 케힐라 케도샤, 즉 '성스러운 공동체' 말이야....

-아기가 세상에 태어날때 이렇게 두 손을 꼭 쥐고 있지? 왜 그럴까?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는 세상 모든것을 움켜잡아 가지고

 싶기 때문이야. 말하자면 '온 세상이 내것이다!'라는 뜻이지. 하지만 삶의 마지막 순간에는 어떻게 하나? 두 손을 펴고 죽는다네.

 왜 그런지 아나? 무언가를 깨닫기 때문이야.... 죽을때는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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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종교에 관한 책인줄 알았다.

읽으면서, 특정 종교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뭔가의 메세지가 있단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미치앨봄의 추도사는 많은걸 깨닫게 한다.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두 사람이 하느님의 전달자로 살아가면서, 느끼고 실천하고자 했던,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거대한 울림이 느껴졌다.

잔잔하지만, 가슴깊이에서 나오는 울림으로....

출처 : angel-love
글쓴이 : angel 원글보기
메모 : 8년의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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