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ㅡ고향
잊을 수 없는 곳
그냥 냇가라해도 알아요
옥양목 호청 잿물에 삶아
자갈밭에 하얗게 말리던 곳이죠
흰 빨래꽃 그리워 그곳에 갔는데요
하마올까 하마올까 기다리다
유채꽃만 가없이 피었더군요
운동화를 빨다가 아무리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건 얼룩이 아니라
상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길은 편편히 놓여 있어도
그 길로 갈수없는 것들이 있죠
떠나있던 몸 세월은 금시 건너는데
마음은 그 깊고 그늘진 곳에서
쉽사리 건너뛰지 못하죠
옛 친구들에게서
너도 이렇게 나이를 먹었구나
그런 말 들으면 쓸쓸히 웃지요
그런 후 당신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함께 나이먹었으니 서로 고집부리지 말자고
다시 헤어져도 다시 만나리라던 생각 지워지지 않아
새로 난 저 길이 어디로 가는 길인지
알지 못하지만, 오래된 모퉁이
낡은 건물에 숨은 당신 모습 읽게 되죠
내가 다니던 학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처음 듣는 동네 이름 하나 둘 늘어가도
나의 가장 마지막 그 곁에 머물다
발치 아래 보리처럼 누렇게 익어가는 당신
ㅡ 박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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