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 꽃 카페

[스크랩] 혀 - 문태준

후야 mom 2011. 12. 8. 10:09





 

- 문태준


잠자다 깬 새벽에

아픈 어머니 생각이

절박하다

 내 어릴 적

눈에 검불이 들어갔을 때

찬물로 입을 헹궈

내 눈동자를

내 혼을

가장 부드러운 살로

혀로

핥아주시던

 

붉은 아궁이 앞에서

조속조속 졸 때에도

구들에서 굴뚝까지

당신의 눈에

불이 지나가고

칠석이면

두 손으로 곱게 빌던

그 돌부처가

이제는 당신의 눈동자로

들어앉아서

 

어느 생애에

내가 당신에게

목숨을 받지 않아서

무정한 참빗이라도 될까

어느 생애에야

내 혀가

그 돌 같은

눈동자를 다 쓸어낼까

목을 빼고 천천히

울고, 울어서

젖은 아침

 

 

 

출처 : 시 읽는 마을
글쓴이 : 루피나 원글보기
메모 : 데불고 갑니다.

'달맞이 꽃 카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경자화백의 작품  (0) 2015.10.27
[스크랩] 잊지못할 7080 명곡  (0) 2015.06.10
박덕희 시인의 글  (0) 2013.11.14
[스크랩] 8년의 동행 - 미치앨봄  (0) 2010.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