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말

청춘여행

후야 mom 2015. 11. 9. 18:04

그녀는 게으른 시인이다

계절이 가고오는 길목에서

친구들이 여행한다기에 따라 나서긴해도 몸도 부실한 여자

그래도 그녀 주변에는 괜찮은 친구들이 존재한다

장가계여행은 고향 동기동창들 40명이 함께하는 환갑여행이다

공항에서 호텔에서 식당에서도 만나면 웃는 늙은청춘들

그들은 비내리는 협곡을 오르고

안개속에 잠자는 세계문화유산을 깨워서

리프트에 케이블카에 태우기도 하였지

천년동굴에 들어가 신선이 살아있는지 궁금하였고

하늘로난 꼬불길에 영혼을 맡기며 살아있음을 외쳤다

흔들리는 다리위 슬픈 육체의 울림에도

잔혹한 희망에 시달려온 권태는 때때로

존재감을 상실하였던 시간도

푸르게 늙어가는 동무들과 나누며

죽지않고 살아있음을 고마워 하였다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던 구름다리를 건너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첫걸음을 걸었던 길에 도착했다

자유의 나라에 도착한 것처럼 비로소 번지는 환희의 웃음

8세에 만났던 친구들이 환갑을 맞이했으니

울긋불긋한 옷차림만큼 행복했으리

마침표도 없이 앞으로만 달렸던 시간들을 붙잡고 싶었던 여정

고백하건데 게으른 여자의 사랑론이라고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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