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말

고해성사

후야 mom 2016. 9. 8. 12:49

합동 고백이 있는 날

마음 곳간에 쟁여 놓았던 것들

심하게 도리질한 기억

가슴에 피멍이 든 채로 잠들었던

어제의 일기를 꺼낸다

내 앞에 선 노인의 등이 쿨럭이고

의자에 앉은 고개숙인 죄

어느새 열리는 하늘문

숨고르는 사이 가림막이 올라간다

두어달 바깥에 돌아다녔음을 고백하였지

결코 가볍지 않았던 고통이 지나가고

불빛에 반사되는 흔적마저 사라지길

고백소를 나오니

보라색 촛불이 꺼져있다

뒤에 서 있던 이들은 어디로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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