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지

지리산 청학동

후야 mom 2016. 8. 7. 15:46

8월 5일~6일 1박2일간 친구들과의 여행이다

작년에 갔던 곳으로 다시 갈려니 썩 내키진 않지만 친구들과의 약속인지라

머스마 셋(태옥, 동희, 낙두) 가시내 여섯(남숙, 순덕, 혜숙, 재옥, 상자, 해연)

난 출발시간이 9시인줄 알고 느긋하게 헤어롤을 감고 있었다

갑자기(?) 남숙이 전화가 온다 내려오지 않고 뭐하냐고

시차가 한시간이니 정신없이 챙겨서 차에 타도 늦네

나로인해서 일어나는 일들의 연속이다

시간이 늦어짐에 따라서 친구들 동선도 늦어지고 움직임도 둔해지는지

혜숙이가 차에 오르려는 순간에 보도블럭 위로 넘어졌다

어떻게 넘어졌는지 한동안 널부러진 채로 꼼짝을 안해서 놀랬다

차에 타고보니 콧등에서 피가나고 손도 무릎도 타박상에 울상이다

중늙은이가 넘어졌으니 우세스럽고 아프기도하고 말로 어찌 다 표현할까

도로 집으로 갈려는 놈을 붙들고 여행을 하는 촌놈들

청학동에 도착하니 작년의 그림하고 조금도 다르지 않네

먼저와 있던 동희는 벌써 계곡을 다녀왔는지 후줄근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긴다

늦은 점심은 민박주인이 운영하는 산채 비빔밥으로 해결하고 곧장 계곡행이다

지리산 골짜기의 기운은  한여름에도 푸르고 젊다

작년에 당했던 기억을 떨쳐버릴려고 스스로 입수했다

김해집 때문에 스트레스 100 %였는데 차가운 기운이 싫지 않는 8 월을 건넌다

햇볕에 반짝이는 비눗방울처럼 사라져가는 청춘인줄 모르지는 않지만

돌아보면 슬프고 안타까운 세월이다

계곡에서 남자친구(태옥)가 구워주는 정구지 찌짐이 별미,막걸리에 정구지 찌짐이 금상첨화

물에 들어갔다가 바위에 배를 깔고 누우니 유년시절이 따로 없다

60이 넘어도 아이고 어린아이도 늙지 않던가?

배가 부른데도 오골계 백숙을 먹고 인근에 있는 노래방으로 갔다

아무리 시골이라도 그렇지 작년에 갔던 그 노래방이 수리도 안했네

곰팡이 냄새 찌든냄새 머리가 지끈거리는 곳에서 2~3시간을 놀았다

하늘에 별이 꼭꼭 박혔는지 보이지 않는 청학동, 매미 울음소리만 깊다

이튿날 밤새 무슨일이 있었는지 도둑이 나가는것 같아 눈을 떴더니

이불을 들고 나가는 그림자는 태옥이, 1번 마누라 순덕이 옆에서 잤단다

난 그 좋은 구경도 모르고 잠을 잤으니 억울하다

친구가 좋긴하지 술안주 삼아 노래처럼 읊어대도 허물없으니까 말이다

아침해가 솟아오르니 더운 기운이 방까지 들어온다

동희는 처갓집 식구들과의 조우가 있어 먼저 떠나고 우리는 청학동 일원을 둘러보기 위해 나섰다.

골짜기마다 신선들이 놀다가는지 돌탑이 세워져있고 댓돌위 고무신처럼 마알간 노인들도 보인다

돌담밑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봉숭아, 다알리아도 붉은 여름을 이기고 물레방아가 쉼없이 젊음을 엮어가네

점심 예약은 오후 2시이니 시간이 남는다며 시작한 노름공부(?) 일명 구땡

낙두 태옥이의 가르침에 여자 여섯이 시간가는줄 모른다

대통밥을 끝으로 한여름의 여행은 추억이 되는 순간이다

고속도로에 길게 늘어선 휴가객을 실은 차량들도 더워보이는 한여름

우리는 함안 휴게소에서 창원에 있는 친구들의 초대를 받는다

산행을 마치고 장어구이 집으로 가는데 부산팀도 합류하라는 거다

우리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태옥이에게 전권을 맡긴지라

당연히 가포로 가는줄 알고 차량 두대가 앞에는 태옥이 뒤에는 낙두가 그렇게 말없이 출발을 하였다

거의 도착지점이 가까운 곳에서 앞 차에게 전화를 했더니

아뿔싸! 부산 강서 체육공원이라네

사인이 이렇게 안 맞을수가 없다 그차에 타고 있는 4사람은 뭔데?

서로에게 화가 나는 우리들, 결국은 뒷차가 유턴을 하여 부산으로 가는걸로 결론이 났다

다들 좋은여행이 마지막에 소나기를 맞은 꼴이 됐다

낙두는 경주로 곧장가고 우리는 만덕에서 저녁식사로 마무리를 하였다

뒷맛이 개운치 않았지만 다치고도 끝까지 함께 해준 혜숙이가 고마워서 아무말을 못했다

한해 하루가 아쉬운 늙은이들이다, 내년을 기약하면서

열심히 살아내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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