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영감이 창원에 볼일이 있다며 아침 일찍 나서길래
혼자 우두커니 있자니 무료해서 따라 간다
창원 목적지에서 조금만 가면 내친구 희정이가 사는 마산인데
새벽에 퇴근해서 잠자고 있을 친구한테 메세지를 보냈다
창원에 와 있는데 친구가 보고 싶다고 했더니
잠자다가 문자확인을 하고는
우리 볼일 다 보고 만나자라고 하네
역시 내친구
그런데 일하던 영감 바지에 이상한 옷을 입은 나를보고 놀라면 어떻하나
그러기도 전에 도깨비 남편이
업체가 창원에서 창녕으로 이사갔다며 이제는 창녕으로 간다
네비게이션이 가르키는 곳에 도착하여 볼일을 보고 오는 남편 왈
이곳이 아니고 아침에 갔던 곳 옆 건물이라나 뭐라나?
말이 필요 없는 도깨비
12시가 되어 길가에 있는 감자탕집에 들어갔다
감자탕은 양은 많은데 짜서 먹을 수가 없다
그런데도 돈 주고 사먹는 음식이라며 꾸역꾸역 다 먹는 남편
나는 외계인과 사는 사람이다
아침에 경아가 부산에서 저녁식사를 같이 할까 하는걸 물리쳤건만
이게 뭔가 싶다
다시 마산으로와서 산호공원에 들러 꽃무릇 사진을 찍고
친구가 사는 아파트로 갔다
친구 남편이랑 집앞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얼굴을 마주 본다
가깝게 살아도 실로 오랫만에 보는 죽마고우
거울처럼 늙어가는 모습이 어쩌면 이리도 같을까?
안타까운 가을저녁이다
이렇게라도 얼굴을 보고나니 갈증이 가라앉는다
건강하게 잘 살아야 오래 만나며 같이 살아내지
더 늦기전에 부부 같이 여행을 하자라며 헤어졌다
고마운 내친구 안녕
돌아오다가 만나는 노을이 정말 아름답다
곧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