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경북 왜관 베네딕토 수도원에서

후야 mom 2017. 9. 11. 10:17

대구 인근에 있는 倭館은 구미와 대구의 중간지점에 있으며 

낙동강을 끼고 물처럼 유구한 역사를 지닌 전쟁터이기도 하다

6, 25 사변을 겪었고 1, 4 후퇴를 이기며 지켜온 사람들의 터전

마을 변두리에는 지금도 미군부대가 주둔해 있다

왜관 경계지역인 성주에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가 배치되어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심을 유발시키기도 하지만

나라를 지키겠다는데 무슨 말을 하리오

끊어진 낙동강 철교를 구경하러 몰려가는 사람들을 난 차안에서 구경한다

9월 중순인데도 한낮의 기온이 30도이다.

청년시절 남산성당과 구미성당에서 청년회 활동할 때 순심고등학교 운동장에 왔었다

몇번인지 기억은 못하는데 기차를 타고 역에 내리면 곧 학교와 수도원이 있었다

수도회 신부님과 운동장에서 뛰어다니던 곳

수도원이 나처럼 늙어서 새로운 건물 밖에 서성인다

그 옆에서 묵묵히 따르는 배롱나무의 모습도 처연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새 성전에서 성스럽고 정갈한 모습으로

나와 일행들을 맞이하는 하느님, 그리스도

김구인신부님께서 해박한 교회사와 왜관의 아픈 역사까지도 세세하게 설명을 해준다

수도원 주위를 돌아가다보니 붉은 꽃무릇이 하늘을 향해 피어있고

분도 인쇄소와 목공소도 옛모습 그대로이다

위대한 스승 그리스도의 생애를 닮아가는 수도생활

검소하고 청빈을 약속한 젊은이들이 꽃을 가꾸고 식재료를

손수 일구는 삶이 참그리스도 정신이다

베네딕토 성인의 규칙서에는 "일하고 기도하라 또한 읽어라"

대나무가 있는 좁은 골목길에 들어서니 가을이 발밑에 와 있다

 

왜관에서 김해집으로 오니

어머 기적처럼 뜰에 꽃무릇(상사화)이 딱 한송이가 피어있다

기적이다 !!

작년에도 없던 꽃이 어떻게 여기에 있는지

순간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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