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말

가을 단상

후야 mom 2018. 9. 5. 09:42

9월이 오는 소리에 잠을 깨면

어느새 높아진 하늘과 바람

살갗에 스미는 서늘함마저 정겹다

발밑에 두었던 이불을 당겨 덮게되는 시절

덥다고 아우성이던 질긴 인연의 여름은 소리없이 사라지네

아파트 화단에 가을꽃을 심는다는 방송이 나오더니

편한 복장으로 참여하라고 한다

가을색을 입히겠다는 말씀이지

황국화가 곧 피겠다는 얼굴이다

내가 좋아하는 구절초의 보라빛은 아니지만

곧 다가올 수확의 계절에는 황색이 더 어울린다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아침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도 소확행

에어컨을 켜면서 시작된 아토피성 피부가 조용하다

병원에 안간지 며칠이 지나간다

급격한 온도 변화에 민감한 피부 때문에 꾀병(?)을 앓았다

가을냄새와 함께 사라지길 소원한다

한여름에 쓰러져서 자식들 소환령 발부하던 엄마

소슬바람에 기운차려서 명절 음식하는데 간섭하셔야지

꼿꼿한 성품대로 소천할 때까지 살아내시길~

언양으로 이사간 친구한테서 소식이 왔다

가을이오면 내 생각이 난다며

일탈을 꿈꾸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처지라네

노란 은행잎을 밟던 그리운 날

모든것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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