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일장 풍경(삼랑진 시장)

후야 mom 2020. 3. 15. 09:01

신종 코로나19 땜에 바깥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니 몸부림이다

시골집, 갈 곳이 있다는게 얼마나 고마운지

텃밭농사가 시작되었으니 주말마다 간다

금요일에 가서 하지콩을 심고 상추씨도 넣었다

감자는 보름이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네

이튿날은 삼랑진 농원에

구지뽕 나무를 사러간다는 영감을 따라 나섰다

김해집에서 삼랑진은 지근거리

한림정 화포천을 경유하고 가다보니

장날(4, 9)이라 온갖 동, 식물이 장에 나와 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목단(모란)을 사고

그 옆에 담배 피우고 서있는 아저씨

나무 무더기에서 구지뽕도 샀다

굳이 농원에 가지 않아도 장날에 가면 싸게 살 수 있으니

구경거리가 많다

민물 생선이 종류별로 장에 나와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있다

그 옛날 아버지가 잡수시던 잉어가 힘차게 펄떡이네

저걸 사면 내 아버지가 살아올까?

지나가다가 그릇가게에 들어가서 솥단지와 화덕(아궁이)도 득템했다

늘 불때는 아궁이가 필요했는데 소원풀이 했지

할머니가 앉아있는 그림에서 쑥 한 소쿠리도 사고

당귀와 취나물 씨도 조금씩 샀다.

봄볕에 눈이 부신 옷과 모자들도 화려하게 변신중인 장날

엄마따라 장마실 가던 소녀는 늙어서 할머니가 되어간다

대로변에 주차도 허용되는 봄날

빗장을 걸어도 봄은 이미 와 있다

나를 기다리고 반겨주는 집이 있어 고마운 날

감추고 싶은 나잇살도 잊고 진초록 젊음에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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