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 며칠 남지 않았다.
교리봉사자들에게 하느님 말씀 선물이 있었는데
요한복음 "나다, 두려워마라"를 뽑았다.
그림은 여명이 시작되는 보라색 하늘 빛이다.
어쩌면 지지 않은 달빛같기도 하고 아니면
어둠속에서 기다리는 아침해 같기도한 희망
일년동안 이웃과 더불어 나눔을 실천하고 살았느냐고 묻는다면
"아니오"
내속에 나를 가둬둔 채 밖으로만 내달렸던 기억만 남아있다.
때로는 가당찮은 욕망이 나를 사로잡고 눈을 가렸던 시간
기다려야지 기다리면 언젠가는 소망하는 일이 이루어질거야 하면서도 초조했었다.
어느날은 쏟아지는 빗속에서 나를 굴복시키던 영혼과 맞딱뜨렸을 때
나도 역시 다르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내게 햇살과 그림자가 얼마나 남았는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나는 알고 있다.
교만과 아집이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조금씩 변화를 향해 발걸음을 떼어볼련다.
보라색이 주는 아득함에서 헤어나질 못했던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에 감사한다.
다른 봉사자들도 각기 다른 체험을 하였노라고 하며 눈물을 쏟기도 하고
내일을 소망하는 사람들과도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때로는 타의에 의한 고백이 그 어떤 처방전보다도 효과적이다.
비우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한 연말.
병원약에 위장장애가 일어났는지 속쓰림이 심하다.
누워있고 싶은날이지만 저녁에는 예비자교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