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봄마중

후야 mom 2012. 3. 3. 10:02

비가 오신다고 했던가 하늘이 가깝게 내려앉았다.

주말도 아닌 수요일 저녁에 시외버스를 타고 거제도로 간다.

삼일절 공휴일 단 하루의 여유를 즐기러가는 것이다

거가대교를 건너며 바깥 야경에 취해 있다 옆을보니 어느새 졸고 있는 남편 

가까스로 깨워 신항만 터미널을 가리키지만 이내 고개가 돌아간다.

대중교통수단의 편리함에 몸과 마음을 맡기면 한결 느긋하다.

해저터널을 지나고 장목이라는 이정표도 지나면 곧 만날수 있는 거제도

조용한 밤바다의 불빛만으로도 따뜻한 봄이다.

 

세식구의 나들이는 통영

봄이 제일 먼저 찾아온다는 남해의 한려수도

가족과 연인, 여행객, 학생들로 북적이는 휴일의 관광지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인원들로 이미 만원이다.

스피드한 세상살이에 걸맞는 스마트폰은 어른아이를 막론하고 사진찍느라 여념이 없고

산너머에 걸려 있는 봄기운이 줄을타고 내려오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시간당 800명을 수용한다는 케이블카의 길이는 약 2 km

뱅글뱅글 돌아가기만 할뿐 정차되지 않은채로 타다보니 어지럽다.

미륵산 정상을 향해 아니 정점을 향해가는 무리들 속에 나의 가족도 있다.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찰나의 경치는 장관이다.

한려수도의 웅장함과 숭고함까지 가슴이 벅차오르는 황홀함

베트남의 하롱베이가 세계유산이라 하더라만

우리나라 한려수도에 비할까

곳곳에서는 아직도 겨울의 잔해가 쌓여있는 이른 봄날

몇년전에 곤돌라를 타고 로키산맥에 올랐던 기억을 되살려낸다.

다시 가보고 싶은 캐나다

끝없이 펼쳐지는 녹색의 광활한 산을 한가닥 줄을 타고 올랐으니

어찌 자연에게 감사하지 않으리

옆에 앉은 남편이나 아들의 얼굴이 크게 와 닿는다.

어느새 봄은 나랑같이 산을 오르고 있다.

아장거리는 아기의 손을 잡고있는 젊은내외가 아름다운 날

다시 왔던 길을 내려온다 익숙함에 빨라지는 걸음이다.

눈부신 산기운을 받고 봄향기를 맡았으니 청춘이다.

집에 도착하면 비가 오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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