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여주는 부산은 영하 7도
입춘이 지났는데도 추위로 꽁꽁 얼어붙었다.
다운점퍼에 목도리로 목을 칭칭 감았지만 여전히 찬바람이 스며든다.
여정 사전모임에 가기위해 구름다리를 건너려니 바람에 떠밀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추워지는 겨울이 두렵고
다리로 스며드는 찬기운 땜에 슬프다.
내가 자란 고향으로 잠시 건너가면
눈이 내린 보리밭으로 가서 보리를 발로 밟았던 기억이 있다.
오늘은 그때 그시절로 가고 싶다.
방학중 등교일에는 앞산에서 난로에 넣을 화목을 주웠고
아무리 추워도 보리밭을 뛰어다니며 들떠 있는 흙을 밟았었다.
보리처럼 푸른 꿈이 자라나던 시간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날
학생들이 짊어지고 가는 젊은가방이 부럽다.
세월이 날아가는 새처럼 빨라서 나이만 많아지니 안타깝다.
성당마당에 서있는 동백이 꽃을 피우려다가 잠시 멈췄다.
겨울이 물러가야 봄이 찾아올터인데
요지부동한 겨울도
언젠가 다가오는 봄에게 자리를 내어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