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슬프고 안타까운 이력이 점점 늘어간다는 사실이다.
잦은 병원출입과 날마다 빠져 달아나는 머리카락과 주름살이 있다.
음식물을 씹을때나 양치질을 할때의 고통 때문에 치과를 찾아갔다.
치과는 부전시장 큰길 옆 건물 4층에 있고
내 모습처럼 낡고 소리나는 엘리베이터를 타야 갈 수 있다.
별로 이쁘지 않은 여자가 앉아있는 접수처에서 접수를 한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진료는 생각보다 성실하다.
내 집 가까이에 있던 치과는 외양만큼 최신식 기자재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불성실하고 비싸기도 했다.
여기는 비록 첨단 의료장비는 없어도 의사의 기술을 가늠 할 수 있었다.
잇몸은 건강한데 이를 싸고 있는 살이 벗겨져서 이가 시리다고 한다.
어금니와 송곳니가 심해서 인공 잇몸을 만들어줘야 이도 보호하고 오래간다네.
며칠 집중 치료 할 것을 예약하고 병원을 나왔다.
가격대비가 그렇고 무엇보다 의사의 자질이 자꾸 생각하게 한다.
치과에 가면 맨 먼저 스켈링을 안했다고 나무라며 치석 제거하느라 온 이를 헤집고 긁어낸다.
고통 때문에 치과를 몇년 가지 않았는데 여기는 치석이 끼지 않았다고 하니 혼란스럽다.
원장 책상 하나 변변한게 없는 치과에서 나의 이를 맡기고 치료를 받은 기분은 괜찮다.
내돈내고 대접도 제대로 받았으니
이 봄날 봄비오시는 길에도 꽃향기는 날아오겠지
봄비는 연사흘씩 내려야 직성이 풀리는지 끊이지 않고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