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나라 말을 배우기 시작한지 어제 같은데 시간이 많이 흘러간다.
나는 어릴적에도 말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고 생각을 골똘히 하는 버릇이 생겼다.
언니가 읽는 책을 훔쳐보면서 매력을 느꼈고 나름 자존감도 같이 키웠었다.
문장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나 표준어와 사투리, 부사와 형용사의 쓰임새도
그즈음의 아이들보다 일찍 터득했다.
일기를 쓰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던거다.
늦은 나이에 왠 외국어인가 라고 하겠지만
이제라도 다른나라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도전하고 싶다.
이제는 고전이 된 명작 소설 「설국(雪國)」이 잊혀지지 않아
일본문학서를 찾게되면서 일어를 배우게 되었다.
일본여행을 하면서 더더욱 가까워진 언어의 필요성에 과감하게 시작한 일어공부가 몇년이다.
내속에 뿌린 씨가 얼마만큼 자라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꾸준하게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하면 할수록 어려워지는 건 한글이나 남의나라 글도 마찬가지이다.
방금 주고 받은 대화체가 문을 나서서 집으로 오는 길에 잊어버려 허망한 마음 가눌 수가 없다.
그러나 다시 그길을 되짚어 가고 있는 자신.
어떻게 쓸것인가가 중요하진 않다 말이 가지고 있는 민족성이나 문화와 환경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그나라에 대한 배척에서 호의로 돌아서게 만드는 언어가 고마울뿐이다.
사람이 만든 언어가 사람과 더불어 발전하고 나아가
영혼이 살아있는 문학으로 꽃이 피기까지의 과정이 아름다운거다.
히라가나와 가타가나는 어순이 우리글과 같다.
뜻글자인 한자를 사용하는 동양적인 언어에 고유한 빠른 리듬을 창안한 글이 매력적이다.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 문장은 그들 나름의 정서로 외침과 맞서 싸워온 강한 섬나라의 이미지이기도 하다.
일어는 아기자기하고 부드러운 여성적인 면이 있는가하면
사무라이 정신도 엿보이는 다중적인 언어인것 같다.
내것이 소중하면 남의 것도 귀하지 않은가.
태풍이 지나간 자리는 쓸쓸하다.
담쟁이덩굴이 바람에 얼마나 부대꼈는지 잎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덩굴만 남아 말라가고 있다.
그들에게 천재는 암흑이었을까.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원한 챔피언 싸이 (0) | 2012.10.05 |
---|---|
영화 TAKEN 2 (0) | 2012.09.28 |
태풍 볼라벤 (0) | 2012.08.27 |
여름 손님 (0) | 2012.08.21 |
이명박대통령 독도를 방문하다 (0) | 2012.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