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말

청춘 동창회

후야 mom 2013. 4. 29. 12:42

산이 깊어 새도 호흡을 가다듬는 문경에서 1박 2일 동창회가 열린다.

봄이 한창인 문경은 새로운 관광지로 눈부신 발전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벚꽃처럼 모습도 닮아가는 친구들은

가교사 시절  단체로 벌 서던 날 오늘의 모습들을 연상 했을까

각자 삶의 자리에서 올곧게 살아낸 친구들의 고마운 순간을 볼 수있어 다행이다.

내 무릎까지 자란 보리는 순리에 부대끼며 생존하고

아름다운 것들의 깊이에 대해 사색하던 동무들도 보리와 함께 자란다.

비록 고향집 앞 길이 사라지고

더러는 돌담이 허물어지고 상처난 것들이 보여도

키 작은 제비꽃이 반겨주지 않던가.

저녁이면 달구지에 매달려 오는 노을이

처량하리만치 낭만적이던 시절이 내겐 있었지

그리울수록 묻어나는 나의 고향 냄새가 삶의 원천인 곳

막걸리에 도토리묵 , 파전으로 목을 축이며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존재감에 달을 쳐다보기도 하였지.

골골이 비춰주는 빛에 어둠도

접혀 있는 그 모든 것들도 환한 보름달로 승화하라는 것이리라. 

교가를 합창하며 손을 잡는 저녁은 화려하고 황홀하다.

한바탕 소원풀이(?)가 끝나고 배정된 숙소에 들어가 남은 회포를 풀어 헤친다.

갖가지 사연들로 쉬 잠들지 못하는 친구들은 연두빛 청춘이다.

안타깝게 소천한 친구도 있고 병중에 있거나 힘든 삶도 꿈길에서는 행복하리라 믿는다.

이튿날 친구의 주선으로 문경성당 주일미사에 참례를 했다.

神의 섭리가 아니면 이루어질 수 없는 친구들과의 미사참례는 은총이고 축복이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채워 주고 맞춰가는 것이 참사랑임을 배웠다.

봄볕이 따가운 4 월 27~28 일을 뉘가 잊을 수 있겠나

상춘객들로 북적이고 있을 신반공원 벚꽃아 잘 있는가

나처럼 늙어가는 친구 얼굴을 보니 불현듯 입술을 빨갛게 바르고 달려가고 싶다.

앞에서 옆에서 사진 찍어주는 친구야 시간을 돌려주렴

보리처럼 파란 얼굴로 말이야

가끔 몸살로 두통이 일면 오늘을 기억할게  

산도 깊고 나의 삶도 아름답게 가공해줄 친구가 있는 동창회

추억을 만들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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