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에 가면 소록도가 있다
아기사슴들이 영원히 살고 있는 동산
천상나라가 그곳에 있건만 외면하고 살았었지
배를 타야만 닿을 수 있던 곳이
세상으로 연결하는 다리가 있다
天刑이라 불리는 나환우들
인간이 사람을 단죄 할 수 없잖아
꽃피는 동백은 여름도 겨울도 천년을 살고
하늘로 펼쳐진 미카엘 천사의 날개
벽에 갇혀 젊음을 저당 잡힌 청년
흙 속에 숨긴 아버지의 손, 등
눈도 귀도 마음으로 닿는 사슴들이
너울너울 바다처럼 울고 있다
소록도에 가면
모호하던 삶도 또렷하게 살아오고
잎이 찢어져 아픈 소나무 숲에서
한하운 시인이 잃어버린 언어를 찾아
봄을 기다리며 살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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