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말

미사, 아름다운 빛

후야 mom 2012. 1. 10. 12:12

길을 나서자 바람천사가 곁에 섭니다

색색의 네온은 꼭꼭 여민 옷깃사이로 파고들어 반짝이지요

 

나의 님은 영원으로 이어지는 길 건너에서 기다립니다

천사가 자신의 손이 차갑느냐고 속삭입니다

엿새동안의 기록물을 가지고 걸어갑니다

 

울다가 웃던,  긴 사연들이 빼곡한 골목으로 들어섰지요

칼국수, 김밥, 약국 간판에서도 찬 기침이 나옵니다

나의 님이 있는 그곳은 이미 양피지 가득 눈물들이 고여있지요

사랑하고 사랑하지 못한 노래들이 들립니다

 

천사가 앞서 가며 미처 준비 못한 제물을 챙깁니다

구원과 용서라는 단어에

말간 현기증이 되살아 옵니다

유리창에 그려진 영원함도 붉은 빛도

들어서지 못하는

나를 기억한걸까

재촉하는 천사를 먼저 들여 보냅니다

주머니에서 중얼거리던 주문들이

아멘 

그제서야 하늘의 얼굴이 보입니다

선물같은 빛이 쏟아져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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