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말

그대를 만나

후야 mom 2011. 7. 6. 21:04

그대를 만나러 가는 길

장맛비가 다시 시작된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계단을 내려서니

비와 바람이 나를 밀어낸다.

그대가 보내준 문자대로라면 행여

아파 누웠을까 진작 찾아주지 못한 나를 기억한걸까

흔들리는 전동차 창에 기대어 어둠을 본다

지하로 달리는 무수한 불빛들에 불어나는 영상들

어제와 오늘이

그대와 나의 언어들이

순간순간 비켜간다.

신은 수요일 오후를 허락하였고

지상에는 감기들린 우산들이 즐비할거야

우체국을 지나 애견샵을 돌아서니

그대가 끓이는 저녁 간판이 있다.

낯익은 테이블에 앉아 손을 잡았지

울컥 하늘이 닿았는지 따뜻하다

남색 머리띠를 하고

그대 그리고 장미 한다발에

차를 달이는 손이 늙어서 울고싶다

멀지 않은 곳에 살아줘서 고마운 그대

목울대를 자극하는 기침이 올라온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오시고

나는 우산을 찾아

비밀번호를 건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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