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사는 곳에서는 수다가 한창이다
교통사고를 당한 여자는 남편을 얘기하다가
창밖으로 달려 나가는 눈
이내 서랍을 열고 사그라지는 불꽃을 슬며시 넣는다
어깨를 다친 여자는 딸 때문에 침대에서 떨어졌다며 악을 쓰고
배가 아픈 여인은 누워서 혼잣말을 한다
첫날밤을 기억하며 산고를 겪는지
나오지 않는 아이를 찾는다
아흔이 넘은 어머니는 어제 오늘을 뒤섞어
현재형으로 얘기하다 졸고
아주 가끔은 울기도
기억을 잃고 눈이 부은 여자는 주사바늘을 빼버리고
청춘을 흔든다.
먹다 남은 우유통을 그대로 둔 채
다시 물병을 들고 뚜껑과 씨름을 하는
여기는 천상의 병동이다.
여자들
지나가는 구름을 놓쳐버리고
시간을 거꾸로 헤며 이불을 당겨 덮는다.
남의 얘기도 자기 얘기도 관심없는
추억 여행을 하는지 초점이 없는 눈
아픈 곳을 눌러보아도 감각이 없고 그저 의사얼굴만 바라본다
노래하는 여자
옥상으로 담배 나들이를 다녀오며
바깥이 덥다라고 해도 대답이 없는 여자들
세월의 강을 아직도 건너지 못하고
밥이 너무 싱겁다고 투덜댄다.
깁스를 한 다리에 물을 붓고 있는 여자는 어린아이
606호에는 여자, 여인 그리고 어린아이가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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