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말

성모님께 드리는 글

후야 mom 2011. 5. 8. 22:21

안개가 자욱한 오월입니다.

지난밤 천둥번개에 잠은 설치지 않으셨는지요.

어제까지만 해도 벚꽃이 날리더니

어느새 장미의 계절입니다.

안개가 걷히고 고운햇살에 반짝이는 당신의 손짓을 따라 걸어갑니다.

바르고 정의롭게 걷기를 원하시는 뜻을 새기면서 손을 놓지 않고 걷겠습니다.

사순을 지나고 부활을 맞이한 하늘은 더 없이 맑고 푸릅니다.

 

십자가 아래에서 묵묵히 기도하시던 당신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의연하게 순명하는 자세를 배웠지만 삶은 때때로 실망시키기도 했지요

끝이 없는 넋두리를 쏟아놓고 싶은 날이나

사랑한다는 말을 종일 쓰고 싶을 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곳에서 무시를 당하거나 고독해지면 

오늘처럼 당신께로 달려 갑니다

그립고 슬픈 얘기를 들어줄 것같은 어머니를 부르며

유난히도 붉은 장미다발을 들고 언덕으로 오릅니다 

어머니 품속처럼 아늑하고 따뜻한 곳이 어디 있을까요

 

어머니!

여기 아름다운 꽃들이 노래하며 기도하는 성가정이 있습니다

마음으로 사랑을 엮어가는 모습들이 보이시나요

서로 손을 잡아주는 믿음으로 살가운 정이 깊습니다

한 숨결 한 걸음마다 주님을 향한 의지로 영혼을 살찌우며

자유로이 하늘 가까이로 향해가는 형제들입니다

당신과 함께 걸어온 내력을 기억하며

주님안에 영원히 머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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