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이 여럿 나있는 산길에 들어선다.
어디로 가야 지름길인지 샛길인지 모르게 눈이 쌓여있는 거기
낯선이를 경계하는 산꿩, 산행인들과 동행한다.
발이 푹 빠지는 낙엽, 돌멩이 무덤, 벗겨진 나무등걸
차고 깨끗한 바람으로 하늘에 닿는다
누군가 길이 있다고 분명히 말했던 길은
가도 가도 나타나지 않고
알아들을 수 없는 암호같은 이정표
곁눈질하는 산행인들의 굳은어깨에 부딪혀 어지럽다
갈등의 노래를 불러본다 되돌아오는 메아리
'너 왜 거기 서 있느냐.'
들여놓은 발을 되돌리기에는 이미 깊어진 관계와 시간
각진 내 삶을 내려놓고 싶어 선택한 길이 아득하다
숲에는 밝음과 어둠이 동시에 일어서고
푸르게 살아나는 바람으로 인해 하늘도 네모다
다시 들여다 보는 이정표
부조화의 노래는 불규칙한 연식으로 자연 소멸되는 시간과 연결된다
동면 중일거라고 생각했던 새와 맞부딪쳤을때의 당혹감
토끼 소리였나
어지러운 길을 헤쳐온 내력으로 발은 얼지 않는다
나를 따라 온 햇살이 짜증스런 얼굴이다
웃어라 울어라 두통약을 눈위로 쏟는다.
영원을 훔치는 포복자여 더 이상 봄을 밟지마라
어제를 버리고 떠나 온 나, 그 숲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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