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지

유럽 여행 1

후야 mom 2014. 10. 13. 13:14

남편과 동반하는 유럽여행은 설레임보다는 기대치가 상승하게 된다.

친구가 아닌 남편이라는 편안함으로 나이가 들어가는 느낌 또한 싫지 않다.

부산역에서 만난 일행은 남편의 직장 동료이며 부인들이다.

이번 여행이 정년을 앞두고 지나온 직장생활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면서

남편의 상기된 얼굴을 보니 골이 깊은 주름살이 늘어나 있다.

여행은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면서 정체성을 찾기도 하지

인천에서 오스트리아 비엔나 공항까지 약 11시간이 소요되며

시차(-7시간)로 인한 잠을 비행중에 자 둬야한다. 

긴 시간을 영화와 뉴스, 잠으로 보내고 나니 어느덧 비엔나에 도착하여

준비된 대형버스로 두시간을 달려서 도착한 곳은 숙소가 있는 그라츠이다.

조그마한 시골마을의 호텔에서는 주민들의 단합대회가 있었는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채 끝나지 않은듯 보였다.

바람이 제법 쌀쌀하게 느껴지는 유럽의 저녁은 가을이 깊어가고

쉬 잠이 들지 못하는 건 시차 때문이지만

지나온 남편의 이력을 되짚어보기도 한다.

36년이라는 시간을 꿰매며 보듬고 살아온 궤적들을 잊을수는 없을터

그중에 34년을 함께한 가족도 앨범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지 않은가

보상이라도 받는듯 여행을 떠나왔지만 들뜨지 않는다.

이튿날은 젠틀맨 가이드의 6시 기상 7시 조식 8시 출발로 투어가 시작된다.

슬로베니아 무어강변으로 가는 길이 그야말로 영화속의 장면처럼 아름다운 경치

 "사운드 오브 뮤직"을  생각나게하는 초원들이 눈앞으로 펼쳐진다.

멀리 알프스의 전경이 보이는 강변에서 작은 배를 타고 내린 곳은 블레드 섬 

블레드 섬에 있는 '성모마리아 승천' 성당은 역사를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낡고 오래된 성전이다.

언덕위에서 내려다보는 절경과 관광객들의 표정 또한 그림이다.

성전에서 소원을 이뤄준다는 종을 부부가 매달려서 힘차게 종을 쳤다

엄청나게 무거운(?) 종을 쳤지만 내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셀수도 없는 계단을 올라와야 만나는 성모님의 교회는

내 삶의 계단처럼 좁고 가파르지만 곧 환희를 선물받았다.

성당에서 내려오다 보면 작은요새로 불리는 Bled catle은

성이라기보다는 예쁜 카페같은 건축물이다.

푸른 하늘에 오렌지색 지붕이 어찌 그리 잘 어울리는지

자연경관에 놀라고 문화유산을 아끼고 본존하는 그 나라의 정서에 감복한다.

도시의 오염된 공기에 젖어 살아온 동양인들을 사로잡는 문화

깨끗함에 순수함에 여행의 참맛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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