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이야기는 꽃으로 시작된다.
울타리마다 매달려 피는 장미,어버이 가슴에 달리는 카네이션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들 분향소의 흰국화
가정의 달이라하여 가족 중심의 달이기도 하다
승용차 신세를 이번만큼 편하게 진 적이 없었다.
세식구가 찾아간 곳은 평생 로망이던 강원도 삼양목장
라면을 만드는 삼양에서 거대한 목장을 운영하며 관람도 할 수 있다.
부산에서 대구를 거쳐 강원도로 갔으니
제 시간에 맞춰 들어가긴 어려워 가까운 곳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아침 일찍 줄을 서서 들어간 하늘과 맞닿은 곳
대관령에는 아직도 얼음이 얼어있다.
거센 바람덕에 얼마나 떨었던지 두통이 생긴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니 양들이 초원에서 무리지어 걸어다닌다.
맑은 하늘아래 흰 양떼와 푸른 초원이 그야말로 그림이다.
사진을 찍을려고 양들을 불러도 부끄러운지 달아나는 양들
선한 눈에 어울리지 않은 꼬질꼬질한 털
건초 한줌으로 불러보니 뒷걸음질치기 바쁜 녀석들이 이쁘다.
밑에서 보면 그리 크지 않던 풍차가 너무 높아서 놀라고
많은 숫자에 또 놀라는 정상구경은 순환버스가 없으면 엄두도 못낸다.
점박이젖소와 타조를 만나고 컵 라면 맛도 즐긴후
강릉에 있는 유명한 커피 전문점으로 간다.
커피 마니아들이 찾는 "테라로사(붉은 흙)"
1시간 넘게 기다려서 배정받은 자리에는 관상용 커피나무가 있다.
온실에서 키우고 있어 야외 카페는 무척 더웠다.
과테말라산 구아야바 커피와 브런치
빵맛도 좋았지만 내가 마시는 커피가 환상적이다.
갓 로스팅된 원두를 사고 다음을 기약하였지
부산으로 내려가는 길목이라 생각하고 봉평을 들렀다.
이효석 생가는 초라하기 그지없고 인근 음식점만 문전성시이다.
비빔 막국수에 단편소설 무대를 생각한다.
메밀꽃도 허생원도 달밤도 없는 봉평장에 왼손잡이 동이는 있을까
강원도에서 경북 문경으로 이동한다.
문경 불정산 자연 휴양림안에 짚라인이 있다.
짚라인은 그야말로 줄에 자신을 매달고 이동하는 체험코스
전사처럼 장비를 갖추고 떠난 두남자는 두 시간 후에 나타난다.
얼굴에는 환희에 찬 웃음꽃을 피우면서 걸어오는 전사들은 자연을 만끽하였겠지
강원도 대관령에서 만난 양들과 테라로사 커피
그리고 봉평 막국수와 문경불정산까지
완벽하게 접수하고 왔던길로 되돌아간다.
세월따라 우리의 삶이 늙어가는듯해도 역사는 언제나 젊고 활기차다
걷다가 뛰어보고 다시 달려가는 꽃들아 천천히 천천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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