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지

유럽 여행 5

후야 mom 2014. 10. 14. 15:46

새벽에 눈을 떴건만 멍한 채로 그냥 앉아있다.

가이드가 이끄는대로 자신을 맡긴채 따라다니는 여행은 늘 시간에 부대낀다.

어제 보았던 그림들이 일부는 사라지고 희미하게 기억나는 자신은

옛날의 내가 아닌것이 틀림없다.

잊지 말아야하는 것들조차도 기억나지 않는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오늘도 씩씩하게 돌아다녀야하는 자신을 꼭꼭 챙기면서 기도부터 한다.

성당에 들릴때면 어김 없이 내가 다녀감을 전하며 잊지 말아 주시기를

하늘의 뜻대로 삶을 맹세하면서 한국돈을 넣고 아쉬움에 돌아서지

국경을 넘나드는 것이 다반사이다보니

경찰이 직접 차에 올라와서 도장을 찍어주는 일도 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지방이 있는 모스타르에 도착했다.

중세도시 모스타르는 이슬람풍으로 잘 꾸며진 거리에

멋진 다리가 있고 밑으로는 맑은 물이 흐른다.

마치 동화나라에 와 있는듯한 다리에서 사진을 찍고 역사의 현장을 기억하기도

다리 건너에는 상점들이 수공예품과 기념품들을 내놓고 손님을 맞이한다.

동으로 빚은듯한 엔틱 핸드밀을 하나 사고보니 다른사람들도 기념품을 사느라 바쁘다.

스타리 모스트는 느낌이 좋은 이름의 다리

걸어서 시가지를 구경하면서 이야기도 나누는 것이 여행다운게 아닐까

땅바닥에 깔린 돌들도 예술인 보스니아를 떠나면서 이곳을 기억하고 싶어진다.

역시 버스로 세시간을 달려서 사라예보에 도착하니 한국인 가이드가 우리를 안내한다.

중년의 여인 가이드는 친절한 설명으로

바로 이곳이 제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된 곳이라고 전한다.

라틴스카 다리(일명 프린치프다리) 밑으로 한가로이 흐르는 강물을 본다.

언제 그런 참화가 있었는지 모를 무심한 강물은 자유 그자체이다.

역사는 현재 진행형이라지

두렵거나 방관하지 않지만 전쟁은 어떤 명분이라도 타당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올드타운으로 들어가니 이슬람교회와 마주 서있는 로마 가톨릭성당

그리고 러시아 정교회, 다르지만 서로를 인정하면서 공존하는 문화중심지를 걷는다.

터키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거리에는 기념품을 직접 만들어 팔기도 하고

이슬람 건물 전체가 상점으로 개업중인 곳도 있다.

건물과 건물들이 연결되어 있는 거리 가운데에 서니 동 서로 나뉘어지는 싯점이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란다. 즉 16세기와 19세기를 건너는 경험이랄까

기이하면서 지혜로운 예술로 승화되는 문화민족 젊은이들의 얼굴이 환하다.

골목을 누비며 구걸하던 여인과 소년은 양지와 음지의 이면이겠지

해가 기울자 한국인 가이드는 임무를 마치고 떠나가고 호텔로 이동한다.

외국에서 이민자 삶을 살아가는 그녀의 어깨가 고단해보이는 건 나만의 느낌일까

사라예보의 구시가지가 나의 시간 속에서 오래 머물겠지.  

 

'여행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버랜드에 가다  (0) 2015.05.05
유럽 여행 6  (0) 2014.10.14
유럽 여행 4  (0) 2014.10.14
유럽 여행 3  (0) 2014.10.14
유럽 여행 2  (0) 2014.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