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지

유럽 여행 4

후야 mom 2014. 10. 14. 13:45

벌써 5일차 투어가 이어진다.

노필터 원두커피는 바로 마시는게 아니라 가라앉혔다가 천천히 음미하듯 마신다.

한국인에게서 유럽의 냄새가 날 정도로 진하고 풍부한 커피가 낭만의 아침을 열고

또다시 네시간을 달려서 도착한 곳은 도시국가인 두브로브닉이다.

아름다운 아드리안 해안은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와 견줄만큼 유명한 항구다.

1990년경 유고연방에서 독립선언과 함께 세르비아군으로부터 공격을 당한 도시국가는

곳곳의 총탄흔적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래서 그런지 유럽의 화약고라 불리워진다고 했던가.

렉터궁전, 스폰자 궁전, 오노프리오 분수대 그리고 프란치스코 수도원

수도원 건물은 다리 건너에 위치해 있고 현재까지도 약국이 성업중이라고 한다.

도시를 따라 형성된 작은 나라는 아기자기한 얼굴이라

지나가면서 만져보고 싶은 충동이 일 정도로 정겹다.

특히 분수대는 다면으로 제작되어 앉으면 그곳이 곧 정면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코피가 멎지 않아서 고통인 채로 성벽투어에 나선다.

플라차 거리에서 동문쪽으로 성벽을 오르면 한낮의 뜨거운 햇빛이 동반하고

코를 막아 답답함이 극으로 치닫는 경지다.

천천히 호흡하며 사람들 틈을타고 올라가 북쪽 성벽 사이에서 부는 바람을 안고 선다.

바람은 높은곳에서 오는지 시원하고 부드러워서 오래 머물고 싶어진다.

"꽃보다 누나" 덕에 귀에 익은 우리말이 들려오고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에 정신을 놓을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형 국가다.

오렌지색이 더 밝게 보이는 지붕들 그 건너편에 우뚝선 성당 종탑

그야말로 구멍처럼 작은 부자카페는 성벽에 꼭 붙어있어 위험해 보인다

내가 언제 이곳을 다시 올 수 있겠는가 선택받은 관광을 하고 있는 자신이 대견하다.

일행들은 사진 찍느라고 쉴 틈이 없고 남편도 상기된 얼굴로 분주하다.

곳곳마다 단체 사진을 찍자고 하는 사람들중에 내 남편도 있다.

성벽투어가 끝난 다음 유람선을 타고 성을 중심으로 한바퀴 돌아오는 과정에

누드비치에 닿아 알몸으로 선텐을 하는 사람들을 본다.

우리랑 다른 풍경에 당황스럽지만 그들은 햇빛을 쫓아다니는 민족이란다. 

해가 지면 하루가 없어지겠지 다시 아침을 기다릴 시간이 주어질까

영원히라는 단어에 힘을 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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