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35년만에 찾아가는 에버랜드에 가기위해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작년에도 갈려고 했으나 표를 구하지 못해서 포기했던 곳
옛날 신혼여행중에 경주를 거쳐 찾아간 경기도 용인 자연농원(옛날 이름)은
그 시절 최고의 식물원이 있고 동물, 식물의 낙원이었다
식물원에서 베고니아 화분을 기념으로 샀었지
2015년 오월의 에버랜드는 낯선 얼굴이다
세월이 많이 흐른탓도 있겠지만 이름도 출입구도 유럽에 온 듯한 느낌
엄청난 규모에 놀라고 인파에 또 한번 놀라는 곳에 세식구의 발이 닿는다
아들이 예매해둔 덕에 로스트밸리와 사파리월드에 느긋하게 도착하였다
로스트밸리는 우리 식구만 차에 타서 초식동물들의 서식처를 구경한다
직접 동물들에게 먹이를 입에 넣어주는 아찔한 경험을 하기도
말하는 코끼리, 기린이, 하마, 코뿔소, 얼룩말, 쌍봉낙타 등
아름다운 플라맹고(홍학) 무리도 가까이에서 본다
여자 사육사의 안내로 사파리월드에 사는 백호와 황호의 비교도 재밌다
백호의 눈이 하늘색이라 맹수라는 느낌이 없고 장난감 같다
반면에 황호는 포스가 장난이 아니고
점잖게 무리를 다스리는 힘은 표정에서 나오는지 과묵하다
곰돌이 식구들의 멍한 표정도 귀엽고 사자들이 차량을 위협하는 것까지도
맹수같지 않는데 단지 먹이를 낚아채는 기술은 역시 대단하다
차량안에서 집게로 건네주는 먹이에 정신을 집중하는 동물들이
인간과 다를바가 있나?
생존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동물들에게서 우리도 배운다
리프트를 타고 이동하는 재미도 괜찮지만 전체적으로 무지 넓다
식물원 비슷한 곳에 가니 로즈가든 팻말이 붙어있는데
장미는 아직 피지 않았지만 갖가지의 꽃향기로 가득하고
아름다운 분수가 있는 곳에서 사진도 찍는다
역시 에버랜드는 하늘이 맑은 오월이 제격이다
사람구경 꽃구경 동물들의 오수도 볼 수 있는 이 계절
이곳에 오는데 무려 3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오기를 잘 했다라는 생각은 오래 기억되겠지
내나이 환갑에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