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소릴 듣는다
그 옛날 어릴적 우리집 처마에 대롱대롱 매달려
내려오던 그 소리를
아파트 베란다 창을 열고서 듣는다
소리는 분명히 있는데 이상하리만치 조용하게 들리는건 뭘까
새롭게 다가오는 그리운 소리, 얘기들
도로위 차량에 부딪히는 물소리
적당한 습도마저도 기분좋게 느껴지는 비오시는 날
음악대장이 부르는 신중현의 "봄비"를 무한반복으로 듣는다
흥얼거리며 젊은 감성을 되살려보기도
베란다 창틀에 작은 화분을 내어놓아 비를 맞게한다
내가 내어놓지 않으면 세상구경을 아니 비를 모르겠지
따뜻하고 넉넉한 느낌을~
비는 영원히 젊겠지 언제나 같은 모습 그대로이니까
4월도 떠나가고 봄도 채 느끼기도 전에 떠나려한다
연두빛으로 물든 세상구경하고 나면
곧 여름이 나타나겠지
추웠다가 따뜻하나 싶으면 더운 계절
순응하면서 살아야겠지만
결코 인간은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