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말

부치지 못한 편지

후야 mom 2017. 5. 5. 11:24

아버지

이제는 얼굴마저 잊어가는 내 아버지

천상살이는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딸이 미천해서 철이 늦게 들었다는걸

이 나이에 이르러 느낍니다

꽃피는 계절

며칠전 아버지 생신이 지나갔습니다

하루종일 아버지 누워계시던

안방 창문이 생각나서 우울했지요

아버지의 평생 연인 금분씨는

정신이 하도 또랑또랑하여

우리를 넘어서기도 합니다

좋아하시던 노래가락이

맛있는 음식이

목을 넘어가질 않습니다

아버지 영원히 살아계시는

그곳에서

엄마, 그리고 자식들

기다려 주시리라 믿습니다

울타리에 줄장미가

붉게 피었습니다

 

작은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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