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효도하기 좋은 날

후야 mom 2017. 5. 7. 19:38

오월 6일 내일 모레면 어버이날

친정 엄마 뵈러 대구를 가야겠다고 남편에게 전하자

느닷없이 김해집으로 엄마를 모시자고 한다

대책없이 저지르고 보는 사람의 말을 안들으려고 했지만

이미 내 머리속은 혼란이 시작되고 있다

엄마생신은 음력으로 10월 13일, 그때는 초겨울이라  노인이 움직이기에는 무리가 있고

또한 여름 휴가때는 너무 더워서 내가 힘든다

하여 남편말을 듣기로 하고 친정 올캐한테 말미를 얻었다

엄마는 진작부터 김해집에 가보고 싶었다고 한단다 기다렸다는 뜻이지

아무것도 준비되지 못한 집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까로 고민이다

혼자는 엄두가 나질 않아 울산 동생에게 도움을 청하고 준비를 한다

대구식구 4, 우리식구 3, 경아,  하여 8명 분이다

저녁에는 바비큐, 소주로 하고 다음날 아침은 밥, 국, 반찬

준비를 마치고 동생차, 우리차, 두 대에 나눠서 짐을 실었다

막내 동생차에는 내가 동승하고 우리차에는  父子가 타고 김해로 출발

저녁 8시쯤에 친정엄마는 손자가 운전하는 승용차에서  

작은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내려 실로 30년만의 외출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엄마를 보는 순간 또다시 아버지 생각이 나서 목이 뜨거웠지만 꾹참고 심호흡을 한다

그래도 오래 살아계시는 엄마가 고맙다

효도 할 수 있는 기회를 나에게 준거니까

정신없이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는 국과 반찬으로 손님대접을 하였다

엄마는 여전히 녹두죽과 호박죽을 한술씩 섞어서 데워 잡수신다

죽만 잡수시고도 오래계시니 그런 다행이 없다

기분 좋아하시는 친정엄마의 표정으로 피곤함을 충분히 보상 받았다

엄마 말씀 "다시 올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서 힘들지만 왔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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