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지

서울행

후야 mom 2017. 11. 1. 09:54

10월의 마지막주 금요일에 친구네 혼인식에 가기 위해 서울로 간다

빠르게 가는 기차가 아닌 고속버스를 타러 터미널까지 가는길

택시를 타고가다 다시 지하철로 바꿔 타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중늙은이들이 우왕좌왕 하는게 너무나 자연스럽다는게 이상하지 않다

고속도로 주변 들녘에는 가을걷이가 한창이고

벌써 새파랗게 싹이 돋아있는 식물들을 보는 즐거움이 좋다

단풍든 산과 붉은 감이 곧 겨울로 가고 있음을 알려주는듯 하고

서울 강남 터미널에 도착하니 친구가 마중을 나와있어 든든한 서울이다

예식은 오후 6시30분이라 조금은 여유가 있어

친구들과 사진도 찍고 함께 웃는다

예식 사진 몇 장면을 찍어 카페로 올릴 생각을 하니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지지만 즐겁게 한다

희정이가 같이 왔더라면 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텐데 할 수 없지

예식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뷔페로 옮겨서 식사와 담소를 나눈다

엊그제 고향에서 본 얼굴인데도 반갑고 서로에게 덕담을 하는 좋은사이 

숙소가 인근에 있는 삼정호텔이라 방에 들어가서 이야기하며 놀아도 좋으련만

굳이 노래방을 가야한다며 서래마을로 간다

서래마을에 있는 '장계현라이브 카페'에서 두 시간을 노래하고 춤추고 난리다

장계현씨가 직접 기타연주에 본인 히트곡과 old pop을 불러 향수에 젖게 했다

마치 청춘합창단이 된 기분으로 합창을 하고

불빛에 늙어가는 상기된 얼굴들

자정이 넘었는데도 한곡 더 더 외치더니 그것도 모자라서

다시 방배동에 있는 친구네 노래방으로 몰려갔다

양주가 들어오고 안주에 과일까지 자꾸 들이키는 친구들이 걱정된다

술 못 마시는 나만 바보가 되어 새벽 3시까지 벌을 섰지

숙소에 들어와서도 끝나지 않는 정열의 친구들을 물리치고

세수만 하고 누워서 생각하니 내 나이가 63살이다

계절은 늙어가도 겨울 , 봄이 오지만

나는 늙으면 청춘이 끝나는데 안타까운 시간만 흘러간다

간만에 서울에 와서 노래방에서 보낸다고 생각하니 아까운 시간이다

날이 밝으면 다시 부산으로 가야하는데 누워있어도 잠이 들지 않는 서울의 밤

2017년 10월의 어느날의 기록은 이렇게 쓰여지는구나

 

'여행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캄보디아 5박6일(1일차)  (0) 2018.07.11
봄, 제주도  (0) 2018.03.12
경주여행  (0) 2017.06.04
제주 성지순례  (0) 2017.05.27
당진 여행  (0) 2017.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