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지

봄, 제주도

후야 mom 2018. 3. 12. 09:39

봄이 시작됨을 알려주는 매화가 아파트 뜰안에서 곱게 피었다

수줍은 나이가 아니면서도 설레이는 마음을  주체 못하는 늙은 친구들

봄비가 거세게 내리는 날에 아침 일찍 제주행 비행기를 탔다

눈깜짝 할 사이에 도착되는 제주도, 그새 비가 그쳤네

비가 그친 제주의 봄기운은 꽤나 강하다

숙소에는 오후 3시라야 입실이 가능하다기에 곧장 구경하기로 한다 

관광안내 책자에서 '한림공원'을 찾아가는 즐거운 길

제주도의 검은 들에는 벌써 양배추와 당근을 수확중이다

붉은 당근이 흙 채 뒹굴고 유채꽃이 노오란 손으로 관광객을 부른다

관광명소라는 곳에는 어김없이 비싼(?) 입장료가 있지만

육지에서 볼 수 없는 곳이라 생각하고 구경한다

수목원에 들어서니 거대한 난로에 통나무가 불에타고 주위에는 사람들이 둘러 서있다   

손이 시려웠는데 따뜻한 곳에 이르니 친구들 얼굴에 저절로 웃음이 번진다

부산에서 본 매화가 색색으로 반기고 공작의 아름다운 꼬리깃도  볼 수 있었다

이튿날은 성산항에서 배를 타고 우도로 간다

그동안 제주도에 관광을 왔어도 우도, 추자도에 닿지 못하였는데

친구들이 소원풀이를 이뤄주네

노란 유채꽃이 봄햇살에 반짝이는 곳에서 사진도 찍고 우도봉의 등대도 만났다

제주도의 깊고 푸른 바다라더니 과연 우도의 봄바다 물빛이 더 짙다

우도는 역사적으로는  유배지요 간첩들이 남으로 들어오는 길목이기도 하단다

바람이 거센 바다는 하루종일 성난 것처럼 몸부림이다 

무인도에서 사람이 사는 섬으로 다시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는 우도

우도 땅콩이 유명하다며 한봉지를 들고 카페에서 커피와 감상에 젖는 중늙은이들

친구가 아니면 여유로운 여행을 , 또한 이곳에 어떻게 올 수 있겠나

일부러 자유여행으로 계획을 하고 장소를 선택하였다

섬 일주용 세발자동차가 젊은 커플들에겐 인기상품으로 꽃처럼 돌아댕기는 풍경

구경만으로도 흡족한 어른들

밤마다 인근 노래방에서 정열을 쏟아붓고도 시간이, 사라져가는 젊음이 아쉽다

거센 바람에도 길이 자라고 꽃을 피우는

제주도에서 2박3일을 친구들과 함께 하였음을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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