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음력으로 정월인데 날씨는 봄이다
친정아버지 제삿날이라 아침 일찍 대구행 버스를 탔다
점점 희미해져가는 아버지의 얼굴을 기억하며 추억속으로 들어간다
아버지는 나의 든든한 버팀목이었지
엄마한테 혼나면 담벼락에 기대 앉아서 아버지 오시기만 기다렸던 시간
귀에 익은 노래소리가 들리면 이윽고 아버지가 나타나셨다
환희와 눈물의, 부녀의 애틋함으로 지금껏 살아낸다네
동대구 환승역에서 지하철로 갈아타기 위해 걷다보니
앞서가는 여자의 걸음이 눈에 들어온다
혹여 언니가 아버지 제사에 참석하러 오는 길인가?
앞서가서 확인하는 나는 뭔가(그럴리가 없겠지만 역시 아니네)
그래도 동기간이라 조금은 안타까운 순간이다
제사상에 음식이 올라오기까지 우여곡절을 어떻게 설명하리
우리엄마의 꼬장부림을 말릴 재간이 없다
친정에 다시는 안가야지 왜 내가 이런 고통을 당해야하나~
일년에 딱 한번 있는 제사 참석이다
살아있는 엄마를 위해 매주 집에 다니는 경아 때문에 그러지도 못한다
아무튼 최현정 올케한테 고마운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