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기억과 망각

후야 mom 2019. 3. 4. 17:47

음력으로 정월 스무엿새는 친정아버지 기일이다

금요일이 삼일절이라 동생이 쉬는날이라고 대구에 같이가잔다

혼자 토요일에 아침일찍 대구행 고속버스를 타고 갈려고 했는데

언니 생각해서 두번을 대구에 가야하는 동생

오남매와 조카내외까지 도합 9명의 식구들이

제사를 지내고 비빔밥을 나눠 먹었다

설겆이까지 하고 나니 파김치가 되어

다른 손님들이 가는지조차 모르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엄마 모시고 목욕탕을 다녀온 동생이

늙은 언니, 오빠에게 영양주사를 놔준다

몸살이 날까봐 미리 예방인거지

모든 일이(?)이 끝나고 일찍 집을 나섰다

나서기전에 서로 자기 소지품 챙기라는 말을 주고 받았다

서대구 IC를 통과하고 건천 휴게소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자며

라면을 시키고 앉았다

문득 날씨 얘기를 하다가 휴대폰을 찾아보니

'아뿔싸 없다'

챙긴 기억도 없으니 집에 그대로 있겠지

한 두번도 아니고 이렇게 잃어버리고 다니는 일들이 잦아진다

나온 음식을 먹고 

죄없는 동생이 못난 언니땜에 돌아가기로 했다

경주까지 가서 되돌아가는 길에 남동생이 전화기가 집에 있다고 하네

머리속이 뒤죽박죽 정리가 안되는 세월을 살아가야하나

집으로 되돌아가서

줄자를 가져간 기억조차 망각하고 있던 한복치수를  

세여자분(?)을 세워놓고 쟀다

조금의 실수를 만회하는 순간이다

한바탕 난리를 치고 다시 왔던 길을 되짚어 간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는 멍청이가 틀림없다

기억과 망각은 같은거라고 하던이가 생각난다

아버지 돌아가신지 20년

사진이라도 남아있으니 그립고 그리운 내 아버지

영원히 살아계시기를 기도합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샘 추위  (0) 2019.03.24
남매끼리 계를 하다  (0) 2019.03.11
우수(雨水)  (0) 2019.02.20
옻 알러지  (0) 2019.02.15
평택으로  (0) 2019.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