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영화 '가버나움'(카파르나움)

후야 mom 2019. 4. 20. 16:37

부활절 성야 미사가 있는 날

아들이 권하는 영화 감상을 한다

TV로 보는 영화 채널에서 찾아보니 유료가 아닌 무료이다

영화는 12살 꼬마(자인)가 부모를 고발하여

법정에서 증언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가버나움이라는 지역은 이스라엘 갈릴리 호수 주변에 위치한

카파르나움이라는 곳이다

예수님이 활동하던 제 2의 고향이며 성지이기도 하다

우연이겠지만 부활절에 인간 존엄성에 관한 단편극을 보게 되는 기적.

12살 소년이 감당해야 할 삶의 무거운 십자가 고통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것 같다

소년의 집은 빈민가에서 월세를 내야하는 살림인데도

아이들은 제한없이 태어난다(물론 등록조차도 못함)

희망이라는건 찾아볼 수 없는 절망적인 삶이 영화 전체에 꽉 차 있다

닥치는대로 궂은 일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짊어진 소년 자인

가난 때문에 한살 아래 누이동생이 집주인에게 팔려가는 건 참을 수가 없다

홧김에 집을 나오긴 했지만 갈 곳이 없어 거리를 방황한다

일자리를 찾다가 만난, 난민 출신 '라힐'을 만나 가족이 된다

불법 체류자 신분인 라힐에게는 1살배기 아기가 있어 자인에게 맡긴다

어느날 불법 체류자로 쫓기다가 공안에게 붙잡혀간 라힐

그 사실을 모르는 자인은 아기를 데리고 거리 구걸을 하며 버텨낸다 

자신의 엄마와 라힐을 비교하며 혼잣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신분증이 있어야 취업도 되고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다는 말에

브로커에게 아기를 넘기고 다시 집으로 들어간다

가족에게서 시집간 동생이 죽었다는 비보를 듣고

집주인을 살해하고 교도소에 들어가는 자인 

그곳에서 라힐을 만나지만 서로를 구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변호사를 통해 자신을 변론하는 자인

"저희 부모를 고발 합니다"

부모의 의무를 외쳐보지만 공허한 메아리뿐이다

국제적인 난민 문제와 구호활동의 제약, 전쟁고아 등

악순환되는 가난과의 싸움은 살아있는 생명마저 위협을 받는 현실이다

영화는 인간 존엄성에 촛점을 두었지만

산재한 문제들을 파헤치기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자인을 연기한 소년도 난민 출신이라고 한다

마지막 장면, 신분증에 넣을 사진 촬영을 하면서 비로소 웃는 자인 

소년의 서늘한 눈빛 연기에 감동했다.

오늘은 부활 성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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