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지

고향에 다녀오다

후야 mom 2019. 11. 25. 12:00

내고향은 '경남 의령군 부림면 신반리 대문동'

고향 중학교 동창회 임원이사회가 있어 동기들과 참석하게 되었다

11시에 시작된 회의가 정오를 넘겨 끝났는데

점심식사를 하지않은 체 깃발을 들고 골목투어로 접어든다

학교 뒤 골목으로 들어서니 옛날 친구들 집이 사라지고 낯선 그림을 마주한다

허전한 마음을 뒤로하고 성황당(조상걸) 느티나무 앞을 지나간다

나의 유년을 같이했던 나무는 나보다 늙어서 허무한 시간을 떨구며 나를 바라본다

옆으로 돌아나오면 우리집이 있는데 우물도 집도 사라지고

집 앞으로 버스 정류장이 들어서 있다

오남매의 추억이 스며있는 집, 막내 경아가 태어나던 날도 기억한다

다시,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몸을 바친 애국지사비 앞에 섰다

낯선 이름 ' 최정학'선생에 대해 해설을 하는 사람이 눈에 익는다

해설이 끝나고 만세 삼창까지 하고서 그가 친구동생이라는 걸 알았다

어쩐지 친구집이 턱없이 크고 넓었다는 기억이 있다 

선생 생가터 맞은편에서 친구 모친을 만났다

어쩌면 이금분여사와 같은 사람이 그곳에 있을꼬

얼른 사진을 찍어 대구로 가는 경아한테 보냈다 

조금 걸어서 꽃밭사랑이라는 일본식 정원이 있는곳에 닿았다

실로 수십년만에 들어가보는 정원의 모습은 지금도 아름답다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물에 빨래를 하고 꽃향기도 맡기도 하였다

사진작가 희정이가 찍는 사진이 그때와 지금을 이어주겠지

배가 고픈데 다시 신반공원으로 간다

남숙이와 혜숙이는 자기들이 자란 곳이 아니니까 재미가 없는지

카페에 있겠다며 다른길로 간다

햇빛이 강해서 땀을 흘리면서 공원으로 향했다(공원을 안갔어야 했다)

옛날 국궁터와 기념비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또다시 감암으로 간다는데 도저히 힘이 들어서 식당으로 왔다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우리는 인근에 있는 의령으로 자리를 옮겼다

의령은 군청이 있고 '곽재우' 동상이 있는 곳이다 

정암교 옆 카페에서 기타연주와 음악을 들으며 낭만을 즐겼다

저녁식사를 하러 '의령소바집'으로 간다며 계단을 내려오는데

이해연의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

여태 괜찮았는데 무슨 일인지 힘이 들어가지 않고

그자리에 그대로 붙박이가 되었다

친구들은 정암교에 사진을 찍는다고 다 내려갔는데 큰일이다

그대로 주저앉아서 계단을 쓸고 내려와 남자친구를 불렀는데

내덩치가 보통이 아니니 곧장 회장인 태옥이가 왔다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신세를 져야했다

전혀 언짢아하지 않고 업히라고 하는 친구가 정말 고마웠다

업혀서 식당에도 가고 다시 차를 타기까지 회장이 다 했다

중간에 내려서 남숙이 차에 타기까지 도와주고 갔다

고향에 가고 싶어서 욕심을 낸 내가 한심스러웠지만

친구가 있고 나의 유년이 살아있는 곳을 다녀왔으니 여한이 없다

집에 왔어도 친구들의 안부연락을 받았다

고맙고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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